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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혹은 슬픈 썰

키다리 아저씨 만난썰..2 (아저씨 잘 지내시죠? 저 기억하시는지..)

by 썰푼공돌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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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제가 방황하던 시절 도움을 준 아저씨를 찾았어요.

제가 예전에 올렸던 글 기억하시나요?

중2때 가출을 해서 몹쓸 행동까지 하며

방황할 때,

저에게 선뜻 자취방을 내주시고

친구집에서 주무시던 아저씨를

찾았습니다.

짧은 전화통화에서 계란옷을 입힌

소세지를 기억해 주시며,

잘 지낸다니 다행이라는 말을

해 주시더군요.

제가 전에 올린 글에서

어떤 유저분이 졸업앨범을

찾아보라고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이렇게 3일만에 찾게될지

전혀 생각치 못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려요.

꼭 한번 뵙고싶은 분이 있는

또 다른 유저분을 위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실 제가 어릴때

겪었던 일들이

밝지만은 않았기세

아저씨를 찾아도 될까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그 분께 누가 될수도 있고

저 역시 힘든 시절의 이야기를

다시금 꺼낸다는게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남에게 자랑할 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잘못된 길을 가지않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힘없는 소녀시절 온정을 배풀어 준

유일한 남자어른인

아저씨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 댓글을 보고 고민하던 중에

대학을 나오신 직원분들이

동문회 행사를 다녀오신일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가 사는 곳에

부산대학교 동문회 사무실이

있더라구요.

몇번을 망설이다가

전화를 드렸더니

누구인지 알수도 없을 뿐더러

개인정보는 제공해드릴수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어려운 시절 도움을

받은 얘기와 꼭 한번 찾아보고라 싶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저도 모르게 흐느끼면서요......

거기 직원분이 자초지종을 들으시고는

그럼 퇴근하지 않고 기다릴테니

직접 오실수 있냐고 물어보셨고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오늘 일 마치고 택시를

타고 동문회 사무실로 가는

내내 너무 떨리더라구요.

혹시 못찾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과

아저씨를 뵙게되면 그 날 인사도

못드리고 떠난 죄송한 마음을 어떻게

전하지 하는 생각에

머리속이 복잡했어요.

도착하니 언니 한분이 계셨고

어느과인지 아냐고

물으시길래 법학과 인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성과 무슨 소송법 책을 봤다고

말씀드리니까

학교 홈페이지를 살펴보시더니

소송법이 있다면

적어도 3학년 이상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말을 나누고 졸업앨범 몇개를 꺼내시더니

함께 찾아보자고 하셨어요.

두번째 앨범을 보는데

아저씨를 첫눈에 알아볼수 있더라구요.

키가 엄청 훤칠하셨는데

단체사진을 보니

확신이 들었었죠.

직원언니가 아저씨 이름을 확인하고

컴퓨터로 연락처를 알아내셨는데

개인정보는 함부로 드릴수 없어

확인전화를 먼저 해봐야겠다고 하시더군요.

전화를 거는동안 기대감과 걱정때문에

너무 어지러워 잠시 휘청했었습니다.

잠시후, 아저씨가 전화를 받으셨는데

직원언니가 제 이름과 저를 도와준일을 말씀드리

더라구요.

제가 옆에서 계란, 소세지, 책상 이라고

소근거리니까

전화기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리더군요.

제가 온 신경을 전화기에 집중한건지

저에게 연락처를 드려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하라고

하시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렇게 아저씨 연락처를

받았는데

왠지모르게 여기보다는

저 혼자만 있는 곳에서

아저씨와 통화를 하고싶었어요.

그래서 직원언니와 함께 밖으로

나오는데

아저씨가 무슨 시험을 합격하고

지금은 부당해고 당한 분들을

도와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직원언니의 얘기를 듣고

저는 아저씨 답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나와서

조용한 곳에가서

아저씨께 전화를 드렸어요.

그러니까

'네 OO사 OOO입니다'

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저는

'저 ㅈㅇㅇ인데 아까 전에......'

하면서 횡설수설 하고 말았네요.

그러더니 아저씨는

'소세지 맛있게 잘 구워놨던데

밥을 남겨두고 가서 걱정했었어요.'

하시며 웃으시더라구요.

얘기를 나누다가

아저씨가 식사라도 하자고 하셔서

이번주 일요일에 제가 아저씨 계신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인사도 못드리고 떠난지

6년 만이네요.

사실 지금도 정말 얼떨떨 해요.

아저씨께 제가 엇나가지 않고

이렇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하면 보여드릴 수 있을까......

선물을 전해드릴까

편지를 써드릴까

오늘밤엔 잠이 안올것 같습니다.

여러분,

만약 자신의 삶에서 고마운 사람

한번이라도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저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

어린시절과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이룬것도 많이 없는 사람지만,

한번 용기를 내니

금방 그런 분을 뵐수 있게 되었어요.

또 많은 분들의 따뜻한 격려가 담긴

댓글들로 힘과 지혜를

얻을수도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드려요.

이제 아저씨를 뵙고

그때 전해드리지 못한

마음을 꼭 전해드릴 수 있도륵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출처 :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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