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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빡침썰

전 남친과 바람핀 친구 자살한 썰..

by 썰푼공돌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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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대학시절에 매일 같이 까르르 몰려다니던 가장 친한친구가 저 포함 셋 있었어요.
같이 수업듣고 도서관 다니고 밥먹고
친구 자취방에서 밤새며 수다떨고 놀때도 많고
방학때는 같이 여행도 다닐만큼 베프들이었어요.
적어도 2년 반 동안은요.

근데 당시 제가 사귀던 남자친구가 그중 한명이랑 바람을 피웠어요
남자친구도 원망했지만 어떻게 몇년간 붙어다니며 가장 속속들이 친하다던 친구가 제 남자친구를 뺏을 수 있는지
그땐 정말 울기도 많이 울고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 후 전 충격과 우울증으로 휴학하고 집에서 쉬어야했고
복학한뒤 다음학기에 학교에 돌아가보니
제가 없는 동안 저를 둘러싸고 수많은 루머들을 퍼뜨렸더라구요.
자기들이 사귀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서였겠죠.
남은 학기 정말정말 힘겹게 지옥같은 대학생활 마쳤어요.
잘못한건 제가 아닌데 영향력 있고 발 넓던 전남친의 동기들이 저를 보며 대놓고 위협하거나 욕을 하기도 했고, 제 동기들은 루머를 믿어서인지 아님 선배들 눈밖에 나기 싫어서였는지 저를 보면 큰소리로 수근거렸어요. 그래서 전 도서관도, 그 흔한 학교앞 커피숍도 갈 수 없었어요. 강의실과 집만 좀비처럼 오갔죠.
아니라고 난 억울하다고 해명할 의지도 없었지만, 해명한다고 해서 그 누구도 내 편이 되어줄것 같진 않았어요. 주변인 전체가 믿고싶은대로 믿고 전 혼자 남겨졌구요.
매일같이 그들을 원망하고 죽도록 미워하면서 남은 대학생활을 마쳤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죽고싶다고 생각들고, 실천하려다 망설인게 몇번, 결국은 약먹고 병원에 실려가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우는 엄마를 보고 정신을 차렸었네요.
대학 졸업하고 몇년 후 들은 이야기로는 그 둘은 약혼까지 했다가 파혼했다고 들었어요.

근데 그로부터 또 몇년이 흐른 지금
그 친구 자살했단 소식을 들었어요.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차라리 어디서 확 죽어버리라고 간절히 바랬었는데 괜히 소름도 돋고... 기분이 이상해요

저는 그때 상처는 이제 덮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도 했어요.
죽을 것 같았던 그때 이야기도 이젠 그냥 웃으며 할 수 있을만큼 저는 완전히 괜찮아져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그 친구가 죽었다니...
그때는 제발 벌받으라고 염원했었는데...
차라리 그때 그 친구가 잘못됐더라면 쌤통이라고 기뻐라도 했을텐데 지금의 저는 다 괜찮아졌는데... 그 친구가 죽었다니까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맘이 들어요. 나의 간절한 염원때문일까. 왜 이제서야 그 염원이 이뤄진걸까...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드는 것만 같아요. 한때는 정말 친했고 같이 보낸 시간들도 생각나 괜히 마음이 이상하네요.
주위사람 누구에게도 이런이야기 꺼내기 어렵고
남편에게도 괜스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익명의 힘을 빌어 판에라도 남겨봅니다...

추가글1

그냥 답답하고 아무것도 일에 안잡혀서 넋두리 하듯 쓴거라 자세한 관계설명이나 상황은 많이 생략했는데... 친구가 셋이었는데 나머지 한명은 뭐했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것만 설명할게요..
세상을 등진 친구가 A 나머지 한 친구가 B라고 하면, B가 신입생때부터 2년 넘게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가 제 전남친과 절친인 동기였어요... 그래서 저, 전남친, B, 전남친동기 이렇게 넷이 더블데이트 간적도 여러번 있었어요. A와 B는 자취하면서 룸메이트 였구요. 그 관계에서 더블데이트 제 자리에 A가 들어갔던것 말고는 그들은 딱히 다른거 못느꼈을거예요... 그냥 저 하나 이상한 사람 만드는게 모두에게 편했겠죠

전남친이 진짜 사이코같은데 왜 평판이 좋았냐 하시는데... 주위 사람들 보기엔 좋아보이는 사람이었어요. 리더쉽도 있고 봉사도 다니구요. 당시 조교수들이랑도 친하고... 왜인지 모르지만 남자 후배들한테 인기 많은 형이었어요. 전혀 그런사람 아닌데 논리적이고 정의로운 사람... 인것처럼 되어있었죠. 파혼하고 나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그쪽 사람들은 완전히 차단해서 전혀 소식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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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2

그냥 넋두리였는데 댓글이 많아 놀랐어요. 죄책감 가지지 말라는 댓글들 감사해요. 제가 그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한건 없으니 그 친구 죽음에 대한 죄책감은 아닌데... 저도 제 마음이 뭔지를 잘 모르겠네요.

그때는 왜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나, 저도 제 자신이 바보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땐 그랬네요... 평소 저를 믿고 잘 따라주던 후배에게 해명이라도 하고자 연락했을때 언니랑 할말 없다는 딱 한마디를 들었을때, 아 아무도 내말을 믿어주지 않겠구나 확신했던거 같아요.
“너 아직도 학교 다니냐? 나같으면 못다닌다 ㅋㅋ”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전남친의 친구 무리의 조롱은 여전히 잊을 수가 없네요...

둘이 파혼하고 그 친구랑도 연락닿는 사람이 많이 없다 소식을 들었었어요. 전남친이 워낙 친구도 많고 평판이 좋은 사람이라, 파혼까지 했는데 저와 비슷하게 친구도 또한 매장 시키면서 끝을 맺었겠죠.
괜히 그 얘기 듣고 나니까 친구가 더 안된 마음이 들었어요.. 그게 어떤 기분인지를 저도 아니까. 근데 게다가 죽었다고 하니까.... 저도 모르겠어요. 그 친구 어머니 얼굴이 제일 먼저 생각나더라구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실까.

그 친구를 완전히 용서한건 아니예요.
죽을때까지도 그 친구에게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그 친구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제 인생의 찬란한 순간도 겪어보고, 가정도 꾸려서 살고 있는데, 왜 그 친구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까... 왜 이런 행복도 맛보지 못하고 그 젊은 나이에 삶을 끝내야 했을까... 내가 지나고 보니, 그깟일 지나고 나면 훌훌 털면 그만인데.. 그래도 살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내가 그때 그 남친을 아예 사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직 친구였을까, 그래도 그 친구는 같은 선택을 했을까...
그냥 뒤늦게라도 그 남친과 헤어지고 나에게 먼저 연락해서 그때는 미안했다고 한마디만 해주었으면 내가 그 친구 편이 되어줄 수 있지는 않았을까...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사람 목숨이 너무 허무해서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중이예요.

추가글3

오래전 대학시절에 매일 같이 까르르 몰려다니던 가장 친한친구가 저 포함 셋 있었어요.
같이 수업듣고 도서관 다니고 밥먹고
친구 자취방에서 밤새며 수다떨고 놀때도 많고
방학때는 같이 여행도 다닐만큼 베프들이었어요.
적어도 2년 반 동안은요.

근데 당시 제가 사귀던 남자친구가 그중 한명이랑 바람을 피웠어요
남자친구도 원망했지만 어떻게 몇년간 붙어다니며 가장 속속들이 친하다던 친구가 제 남자친구를 뺏을 수 있는지
그땐 정말 울기도 많이 울고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 후 전 충격과 우울증으로 휴학하고 집에서 쉬어야했고
복학한뒤 다음학기에 학교에 돌아가보니
제가 없는 동안 저를 둘러싸고 수많은 루머들을 퍼뜨렸더라구요.
자기들이 사귀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서였겠죠.
남은 학기 정말정말 힘겹게 지옥같은 대학생활 마쳤어요.
잘못한건 제가 아닌데 영향력 있고 발 넓던 전남친의 동기들이 저를 보며 대놓고 위협하거나 욕을 하기도 했고, 제 동기들은 루머를 믿어서인지 아님 선배들 눈밖에 나기 싫어서였는지 저를 보면 큰소리로 수근거렸어요. 그래서 전 도서관도, 그 흔한 학교앞 커피숍도 갈 수 없었어요. 강의실과 집만 좀비처럼 오갔죠.
아니라고 난 억울하다고 해명할 의지도 없었지만, 해명한다고 해서 그 누구도 내 편이 되어줄것 같진 않았어요. 주변인 전체가 믿고싶은대로 믿고 전 혼자 남겨졌구요.
매일같이 그들을 원망하고 죽도록 미워하면서 남은 대학생활을 마쳤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죽고싶다고 생각들고, 실천하려다 망설인게 몇번, 결국은 약먹고 병원에 실려가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우는 엄마를 보고 정신을 차렸었네요.
대학 졸업하고 몇년 후 들은 이야기로는 그 둘은 약혼까지 했다가 파혼했다고 들었어요.

근데 그로부터 또 몇년이 흐른 지금
그 친구 자살했단 소식을 들었어요.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차라리 어디서 확 죽어버리라고 간절히 바랬었는데 괜히 소름도 돋고... 기분이 이상해요

저는 그때 상처는 이제 덮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도 했어요.
죽을 것 같았던 그때 이야기도 이젠 그냥 웃으며 할 수 있을만큼 저는 완전히 괜찮아져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그 친구가 죽었다니...
그때는 제발 벌받으라고 염원했었는데...
차라리 그때 그 친구가 잘못됐더라면 쌤통이라고 기뻐라도 했을텐데 지금의 저는 다 괜찮아졌는데... 그 친구가 죽었다니까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맘이 들어요. 나의 간절한 염원때문일까. 왜 이제서야 그 염원이 이뤄진걸까...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드는 것만 같아요. 한때는 정말 친했고 같이 보낸 시간들도 생각나 괜히 마음이 이상하네요.
주위사람 누구에게도 이런이야기 꺼내기 어렵고
남편에게도 괜스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익명의 힘을 빌어 판에라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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