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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_결혼&이별_이혼썰

인생 보람참을 느끼며 남편에게 복수하는 썰..

by 썰푼공돌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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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차 직장 다니는 여자입니다.

28살 결혼 했어요. 남편ㅅㄲ가 시댁에서 지원 빵빵하게 해 준다고 집 해올 수 있다면서 자기 일하는 지역으로 오라며, 전업주부 하라고 했어요. 저는 제 경력 유지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아니면 남편이 직장을 어떻게 다니냐며 성화여서 전업주부가 됐었습니다.
 
처음 2년 동안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었네요. 
 
시댁은 생신상도 아니고 아무 것도 없는 평일날 당신 친구 초대했으니 와서 한상 차려라 같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계속 하셨고, 남편은 주말에도 집안일은 먼지 한 톨만큼도 안 도와줬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오는 말은 '너는 전업주부니까' 였어요. 시댁에 힘들다고 해도, 남편한테 쓰레기만 비워주면 안 되냐, 빨래통에 빨래만 넣어주면 안되냐 할 때 마다 매번요.
 
그래서 싸우게 되면 '여기 내 집이니 나가라'가 나오더군요. 
처음엔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가 나중에는 그래도 싸우니 손도 올라가고...
 
울고불고 했죠. 그러면서 남편은 하는 김에 두루두루 하겠다고 작정을 했는지 여자문제도 생기고... 정말 백수로 지내는 거 빼고는 결시친에 나오는 막장 남편짓은 다 한거 같아요.
하도 그렇게 눈물바람하며 사니 친정에서는 부모님이 은퇴 후 연금생활 하고 계셨는데 집을 팔고 저희 사는 지역에 집을 얻어 이사오기까지 하셨어요. 그 때는 그냥 오셨다고 하셨는데 딸 걱정에 이사까지 하신 거였어요. 나중에 말씀하시길...
 
결혼 1년 반 이후에는 그냥 도망을 칠까 이혼을 할까 너무 힘들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습니다. 내 인생은 다 망가졌는데, 남편ㅅㄲ는 그냥 나한테 돈 조금 주면 끝나는 일이니까요. 
 
저는 우선 그 전업주부 어쩌고 하는 소리에서 벗어나려고 일을 구했어요. 우연히 대학 때 같은 동아리 하던 같은 과 언니가 저 전에 다니던 거랑 비슷한 업종에 다니고 있더라구요. 
몇 년만에 보는 건데 얼굴에 철판 깔고 나좀 도와달라 사정사정을 했어요. 제가 너무 물불 안가리고 하겠다 하니까 언니가 자료 챙겨주고 자리 있는지 보겠다고 해 줬어요. 
그렇게 처음엔 거의 시간제 비슷하게 취직이 됐어요. 월급은 전에 벌던 거에 비하면 쥐꼬리였지만 전업주부 소리 안 듣는 것 만으로 행복해서 엄청 열심히 했고, 언니한테 너무 고마워서 더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가 회사에 한 분이 그만 두셔서 그대로 그 위로 직급이 하나씩 땡겨지고 자리가 나서 정식취업 했구요. 
 
그 과정에서도 남편놈은 난리난리를 치더군요. 그 쥐꼬리 벌어오는 게 무슨 돈 버는 거냐, 집에 있으니 심심해서 나가냐 이러면서 일하는 거 무시하려 하고...
그러다가 그 ㅁㅊㄴ, 제 성에 못 이겨서 거기 그만 안 두면 죽여버리겠다는 소리를 내뱉었습니다. 
그 전에는 남편이랑 싸워도 제가 죄책감 들었고, 바람을 피우면 여자로써 비참하고... 이랬는데 저놈이 죽여버리겠다고 밑바닥을 보이니까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그 ㄴ이 위협을 한답시고 식칼을 들었습니다. 저 일한지 한달 반쯤 되던 때에요. 
이러다 죽겠구나 하면서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배짱을 부렸습니다. 몸 앞으로 칼 내밀고 있는 남편한테 가서 영화같은 데서 본 것처럼 칼날 잡았습니다. 사실 영화처럼은 당연히 안 되고, 몸이 뻣뻣하게 굳고 칼날도 너무 아프고 소름끼쳤어요. 근데 그놈이 제가 칼날 쥐니까 칼 떨구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그놈이 자기보다 또라이는 안건들이는 쫄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음도 아니고 웃음이 나서, 그 오밤중에 미친듯이 낄낄거리면서 웃었습니다. 제가 뭐 무서운 사람이라고 이 놈한테 계속 빌빌대고, 울고불면서 달래서 지냈는지... 허무했습니다. 허무하면서도 울화가 치밀어서 떨어진 칼 들고, 손에서는 피가 뚝뚝 흐르는데 제가 혼수로 해온 소파에 주저 앉아서 칼로 푹푹 쑤시면서 미친 ㄴ처럼 계속 울면서 웃었습니다. 남편은 주춤거리다가 집 나가구요. 
 
그 이후로 남편은 다시 집에 기어들어오기는 했는데 제 눈치를 슬슬 보더군요. 
저는 이제 제가 하기 싫은 거나 밑지는 거 절대로 안하기로 마음을 굳게 먹어서, 남편 밥, 빨래, 청소 일절 안하고 제 거만 했습니다. 맞벌이니까요. 안 꿀리려고 생활비 반반 했구요. 남편에게도 냉랭하게 대하고 아예 무시했습니다. 
 
저희 집 구할 때 아이 생기면 주려고 한 방을 안 입는 계절 옷들 모아놓고 잡동사니 모아 놓는 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거기서 남편짐 남편 옷 다 밖에다 내놓고 제 방 만들었어요. 월급도 받으니 조금씩 모아서 자취방 꾸미는 기분 내면서 가구도 들이고요. 
 
그렇게 반년이 넘어가니까 남편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냐면서 저한테 빌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저 기분 풀리는 거 봐서 결정하겠다고 남편을 꼽주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2년 넘게 지내면서 지금까지 그 놈이 잘하겠다 빌거나 이혼하자 빌어도 저는 절대 안 해줘요. 누구 좋으라고 이혼 해요? 그 놈이 소송 걸려고 해도 제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집안일은 지가 안 하는 거고(저는 제 건 하니까요) 제 방 있는 게 이혼사유는 안 될테고... 
그 놈이 바람피우면서, 업소 다니면서 멍청한 짓을 자주 해 놔서.. 
폰은 숨기는데 pc카톡을 생각을 못하고, 블랙박스는 숨기면서 업소 모텔 카드로 긁는 허술한 놈이에요. 그런 증거 다 가지고 있네요. 
 
저는 이제 남편에게 화 내지 않습니다. 그냥 제 생활 즐겨요. 마음껏 회사에서 일하고, 동료들이랑 회식하고, 놀러 다니고, 일찍 오는 날은 혼자 맛있는 거 해 먹고. 헬스나 조깅도 꾸준히 하고요. 회사에서 저는 아무런 문제 없는 밝고 싹싹한 사람입니다. 원래 잘해주고 싶은 사람한테는 한없이 잘하거든요. 
남편ㅅㄲ는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겁니다. 한 번도 독하다 소리 못 들어본 저를 이 구역 미친년 만들었으니까요.
 
남편은 물론 저 혼자 잘 사는 걸 그냥 두고 보고 있지는 않죠. 
근데 그 찌질한 놈이 젤 먼저 한 게 시댁에 이르는 거였습니다. 시부모님 오면 제가 깨갱 할 줄 알구요. 저 시부모님 오셨을 때 얼굴 한 번 안 찡그리고 그 대신 할 말은 다했습니다. 지금까지 남편이 무슨 짓을 해도 참았다 부터 각방으로 뭐라 하시기에 칼 빼든 일까지 말씀드렸어요. 웃는 얼굴 일부러 유지하고, 시부 뒷목잡는 거까지 보고는 엘리베이터에 바래다 드렸네요. 
남편이 안 무서우니까 이제 시부모도 그냥 이빨빠진 호랑이로 보이네요. 
 
그 이후로도 저 혼자 밥 먹으면 그릇 깨고 뭐 부수고 별 쇼를 다 했어요. 저는 그냥 조용히 방 문 잠구고(전에 부순다고 한 번 난리를 치는 통에 문짝도 바꾸고 자물쇠도 튼튼하게 바꿨어요.) 음악 듣거나 아니면 친정 갔어요. 부수고 떨구고 쓰레기장 만들면 남편만 손해니까요.
 
단 하나, 친정에서는 제가 이런 줄 모릅니다. 부모님은 저를 잘 키워주신 분들이고, 마음 약한 분들이라 이런 심려 끼쳐드리기 싫어요. 부모님 잘못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친정 갈 때 싸웠냐고 물어보면 진실과 거짓을 조금씩 섞어서, '싸운 건 맞는데, 잘 화해하려면 둘이 시간이 필요해서 잠시 왔어. 여기서 쉬면서 잘 화해하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해 볼게.' 이런 식으로 서로 슬기롭게(?) 싸우는 척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옛날부터 저 하는 일은 믿어주세요. 
 
글이 길어져서 죄송하긴 하지만.. 제가 이렇게 복수하는 와중에 여러 번의 이혼소리가 나왔지만, 딱 한 번 진짜 웃긴 일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남편놈이 어디서 여자를 또 만들어 왔는데 이번엔 숨기지도 않고 나 얘 진짜 좋아해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서 울고 짜면서 이혼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물론 빈말이겠지만 집이든 뭐든 주겠다고까지 말하더라구요. 
 
사실 재산 다 받고 입 닦고 결혼 접을까 생각도 해 봤는데, 제가 괴롭게 산 만큼, 남편 ㅅㄲ가 매일 피마르고 멘탈 깎이면서 휘청대는 거 구경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던지, 이혼 이야기 할 때마다 웃으면서 '누구 좋으라고 해 줘'라고 제가 대답하는데, 그 때마다 쟤를 죽일 수도 없고 ㅂㄷㅂㄷ하는 꼴이 얼마나 시원한지.. 결국 그 때도 이혼 안했습니다. 
 
아마 저놈 제명에 못살겠죠. 뭐 이혼 소송을 건다거나, 저를 진짜 죽이겠다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저 하나 지킬 만큼은 충분히 강해졌고, 앞으로도 이런 생활을 만끽하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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