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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빡침썰

식탐녀 취급 당한 썰..

by 썰푼공돌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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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식탐녀 취급당해서 헤어졌어요.

그저께 저녁에 있었던 일입니다. 결국 어제 점심쯤에 만나서 헤어지자고 했고

오늘 오전까지 차단해도 계속 다른 번호로 문자오고 전화오고 하다가 이제사 잠잠하네요.

제가 정말 식탐에 미친 여자 취급을 받아야 할 정도로 행동했는지 함 봐주세요.

간략하게 음슴체 갈게요..

 

전남친은 애초에 좀 마른 체질이지만, 식탐은 지가 더 있었음.

취미로 농구 동호회를 하는데 평일이고 주말이고 낮밤이고 없음.

매주 일요일 오전 7시에 농구 동호회를 가는 바람에

난 사귀는 1년동안 내일 연습에 지장 준다고 토요일 저녁에 전남친이랑 맥주 한잔 해본적이 없고

여행도 금요일 오후에 반차내서 출발해서 토요일 밤에 돌아오거나 일요일 새벽에 왔음...

평일에는 나도 쉬어야 다음날 일할 체력이 생기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않았는데

이 사람은 진짜 일주일에 일요일 포함 4~5회를 하프게임이라도 뛰었음.

그래서 그런지 먹는양이 어마어마했음. 근데 그 양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음.

내 음식을 탐낸적은 없었음. 뭐 그거 다 먹을 거야? 이런거 물어본적도 없었음.

그저 내가 입이 짧은 건 아닌데 가끔 양 많이 나오는 식당을 갔을때

슬슬 배불러서 밥 먹는 속도가 느려지면 안 먹을거면 나달라 하는 정도였음.

그럼 내가 먹던것도 가져가 먹다니!! 하면서 오히려 기분 좋았던거 같음 병신같이...ㅡㅡ

 

근데 내가 최근에 회사 일이 너무 힘들어서 거의 한달새에 5키로가 넘게 빠졌음.

챙겨 먹는다고 먹는데도 살이 빠졌음.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하면서 일이 엄청 많아짐.

점심도 샌드위치류 사다가 우적우적 먹으면서 일했음. 저녁은 밤 11시에 지쳐쓰러지기 직전에

퇴근해서 들어와서 입맛도 없지만 먹어야 내일 살아서 일어난단 생각으로 먹었음.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참 고맙게도 엄마가 요즘 내가 힘들어하니 나 퇴근시간에 맞춰서

그 늦은 밤중에 저녁상을 봐주심. 그래서 더 안먹을수가 없었음.

밤중에 무겁게 먹고 탈날까봐 식단도 양배추쌈, 죽, 스프, 두부황태국 같이 순한걸로.

 

그래서 요 근래에 전남친이 밤중에 퇴근했어? 뭐해? 이렇게 문자하면 밥먹고 있다 답을 많이 함.

처음엔 너무 늦은 시간에 먹으면 소화 안되지 않느냐, 일 늦게 끝나서 어쩌냐 걱정해주는 듯?

근데 지금은 그러다 살찌면 어떡하냐, 자긴 뭐 먹고 바로 눕는거 너무 미련해 보인다 같은

묘하게 기분 나쁜 디스를 하기 시작함.ㅡㅡ

당연히 너무 바빠서 보름이 넘게 못본 상태였고 내가 살이 얼마나 빠졌는지 못본 상태였음.

그래서 웃으면서 오빠ㅋㅋㅋ 나 벌써 몇키로가 빠졌어~ 하면

그래도 줄넘기 100개라도 하고 자라함..; 피곤해 죽겠는데;;

전에는 밤 10시 넘으면 물도 잘 안마시던 애가 요즘 왜그러냐며 기분 나쁘게 의아해함....

 

그러다!! 드디어!! 9월 말일을 기점으로 모든 업무가 정상화 되었음..ㅠㅠ

부서장님은 고생한 우리 직원들에게 연차 외에 유급으로 10/3~10/9에 전체 휴가를 주심.

그동안 전남친이 밤낮매일 농구하러 다닐때 난 밤낮매일 출근했었는데

이렇게 긴 휴가가 주어진데다가 업무 카톡방에 글 올리면 성과금 안줘버릴거라는

협박아닌 협박을 내린 부서장님 덕에 진짜 며칠의 파라다이스를 누릴 예정이었음.

제일 하고 싶은건 당연 '잠'이었음. 그래서 전남친이 뭐하냐고 카톡할때 답장이 좀 느렸음.

아 자느라 못봤어.. 한 3일 했던 듯. 그러자 굉장히 게으른 여자인 것 처럼 취급함.

그리고 두번째로 하고 싶었던 건, 제대로 된 식사를 아주 여유롭고 느리게 하는 거였음.

한달 내내 불판에다 고기 구워서 먹어본적이 없음. 밥먹는 시간도 아껴서 일해야 했는데

그런 식사는 한번 시작하면 오래걸리니까. 맨날 한그릇요리 아니면 김밥, 샌드위치였음.

그래서 전남친이랑 10/8 저녁에 만나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데 뭐 먹고 싶냐 물어보길래

바로 고기!! 라고 외쳤음. 비싼것도 필요없고 그냥 삼겹살이 제일 먹고 싶다고 함.

마침 다음날이 일요일도 아니라 전남친과 데이트하면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너무 하고 싶었음.

내가 일이 바빠 혹시라도 소홀했다면 그런것도 술 한잔에 털어버리고 싶었음.

사실 삼겹살을 막 아구아구 잔뜩 먹고 싶었던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느리게 먹는 식사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사람답게 대화도 하면서 하고 싶었음.

고기따위야 시간이 없어 못먹었지 돈이 없어 못 먹었던게 아니니까.

 

근데 이 사람... 고깃집 가서 삼겹살, 목살 구워 먹는데

아무리 요즘 돼지고기도 바짝 익혀 안먹는다지만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해치우는거임.

난 늘 고기랑 밥을 같이 먹는 스타일인데 내가 밥공기 1/3도 채 못먹었을때

이미 시킨 고기가 4인분이 넘어가고 있었음;;; 또 농구 한게임 뛰고 왔다함.

아.. 참고로 이 사람도 돈벌이를 하긴 함... 단지 새벽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직종이라

퇴근하고 저녁 시간 전까지 농구를 하다 온거임.

배고프다고 고기를 마구 흡입하는 그 놈은... 나랑 이야기를 몇마디 안함.

난 오랜만에 만나 전남친이 너무 반가웠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진짜 지 앞에 고기가 채 놓이기도 전에 불판에 코박고 고기를 마시는 걸 보고 서운해지려 했음.

그렇게 5인분의 고기를 둘이서 먹어치웠음.. 내가 한 0.8인분 먹은 것 같음.

그래놓고 배 두둘기며 후식 볶음밥 시키려고 하길래, 나 고기 조금만 더 먹고 싶다고 했음.

그래서 목살을 1인분을 더 시켰음. 그때부터 밤에 야식 많이 먹더니 배가 늘었냐는 소리 함.

그래서 그런거 아니라고, 밥 보라고. 나 고기 얼마 안먹었다고 했음.

 

그리고 추가로 시킨 고기가 다 익어갈때쯤 고기랑 같이 곁들여 먹는 상추 겉절이가

나한테서 좀 먼 자리에 있었음. 팔이 닿긴 하지만, 매번 덜어 먹기 좀 귀찮은 거리.

그래서 고기 집게로 그 상추 겉절이를 한웅큼 집어다가 내 앞접시에 덜어 놓음.

그걸 한번에 다 먹으려고 한게 아니라 그냥 여러번 팔 뻗는게 귀찮아서 한번에 좀 많이 덜은거임.

근데 그때.. "참나..." 하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입은 반쯤 벌리고 꼬나보는 그새끼와 눈이 마주침.

그래서 왜그러냐고 물으니, 그깟 겉절이 다 떨어지면 공짜로 다시 주는 건데

자기가 먹는게 아깝냐면서 왜 그걸 그렇게 한웅큼을 가져다 혼자 먹으려냐고 함...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 혼자 먹을 심산으로 그런거 아니고, 나도 리필되는거 알고,

네가 먹는게 아까웠으면 너 혼자 4인분 고기 먹어치울때부터 아깝단 생각 했을거라고.

계속 팔 뻗기 귀찮아서 한번에 덜어온 것 뿐이라니까 그게 식탐이라 함...(이게 식탐이에요???)

그 상황에 새로 시킨 고기는 여전히 익고 있어서 건들지도 않은 상태였음.

내가 추가한 고기 다 내꺼라고 건들지 말라거나 한게 아님. 더 먹을테면 같이 먹어라~ 한거임.

 

그래서 혹시 지금 시킨 추가 고기 나 혼자 다 먹겠단 소리로 오해한거냐 물어봤음.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자기는 다 먹고 이제 후식 볶음밥 먹고 싶은 참인데

내가 그 맥을 끊고 고기를 추가로 더 시켰다 함. 자긴 물려서 고기는 더 먹고 싶지 않다고.

즉, 본인은 얼른 치우고 자기 페이스대로 다음 볶음밥 차례로 넘어가고 싶은데

내가 고기를 더 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이제사 식사를 하겠다는 듯 겉절이를 덜어간 이 타이밍이

운동하고 와서 허기진 본인의 페이스를 무시한 이기적인 주문이라는 거임;;

그리고 본인과의 식사 속도를 맞추지 않고 꾸역꾸역 고기를 더 시키는 내가 식탐이라함.

그래서 그러는 오빠는 오자마자 말도 안되는 속도로 고기 먹었는데 나한테 속도 안맞춘거니

예의없이 식탐 부린건 오빠가 먼저 아니냐 했더니

본인은 방금 운동한 사람이고 나는 집에서 쉬다 온 사람인데 내가 본인한테 맞추는게 맞다 함.

당장 여기서 고기를 좀 덜 먹어도 다음 2차가서 디저트로 배를 채울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데이트하고 헤어져서 집에 가서 원래 요즘 나 하는대로 야식을 먹을수도 있는데

운동하고 허기져서 온 사람 식사 속도는 배려 안하고 내가 고기를 밀어넣으며 늦장피운다함;;  

하............. 쓰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지난 한달간 여유롭게 시간 안쫓기면서 맘편히 식사를 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오빠와 데이트하면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싶었던 내가 그렇게 이기적인거냐.

고기를 과식해서 넘치게 먹겠단 얘기가 아니다. 아직 내 양 다 채우지도 못했고

그저 천천히 이야기 하면서, 맘편하게 느긋이 식사하고 싶었던게 그렇게 잘못이냐.

3일부터 휴가였지만 몸이 방전돼서 식사보다 잠이 더 고팠다.

부모님도 연휴라고 오빠랑 새언니랑 같이 여행가서 집에 나 혼자였다.

쉬는 동안 친구들도 안만났다. 만날 기력이 없어서. 그러다 오늘 오빠 만나러 나온거다.

그래서 집에서 자다 일어나서 우유나 한잔 마시고 또 자고,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고 또 자고,

진짜 너무너무 몸이 힘들어서 잠만 자다가 오빠 만나러 나와서 제대로 된 식사 좀

오빠랑 사람같이 앉아서 점잖게 먹겠다는데 왜 독촉이냐...

 

뭐 대충 이렇게 말했던것 같은데 나중에는 거의 울면서 얘기해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그랬더니 나중에는 오늘 게임이 잘 안풀려서 자기가 예민했던 것 같다며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집에 대리불러 데려다주는데 분위기 좀 풀린 줄 알았는지 또 하는 말이

야, 근데 누구라도 자기 앞접시에 그렇게 겉절이를 잔뜩 덜어다 놓으면

식탐부린다고 오해할만 하지 않냐????????????? 라길래

그냥 대리기사님한테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에 내려달라고 하고 내려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에 너 같이 배려없고 사람 모멸감 들게하는 놈이랑은 못 만난다고 헤어지자니

집 앞으로 찾아와서 근처 카페에 들어갔고

또 뭐라도 시켜 먹었다가 뭔 식충 소리를 드릴까 싶어서

앉아서 아무것도 안시키고 1분만에 헤어지자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계속 쫓아오고 잘못했다고 하는데 진짜 정 떨어지는거 한순간이더라구요.

 

제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정작 나는 내 양만큼.. 아니 식당에서 파는 고기 1인분도 다 못 먹은 상태라도

상대방이 먹을만치 먹어서 식사를 마치거나 다음차례로 넘어가고 싶어할때

좀 더 시간을 갖고 먹겠다고 하면... 그게 식탐인건가요???

 

진짜 자존감 바닥 칠거 같아요... 제가 그렇게 이기적이고 식충이 같았나요?

[네이트판 댓글 게시판]

 

[네이트판 댓글 게시판]

후기

사실 후기라기 보다는... 그냥 감사인사가 될 것 같긴 하네요.

아닌걸 머리로는 알아도, 누군가한테 그런 멸시를 당하고 나면 제 스스로가 잘못된거 같고..

그런 괴로운 마음에 글을 올릴건데, 다들 제가 잘못된게 아니라고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단 박은 뒤로 메일이며 다른 사람 번호며 심지어 공중전화로도 오던 전화가

오후에 그 놈 퇴근할때 쯤 돼서 뚝 끊긴거 보니... 농구하러 가서 그런것 같네요.^^

전 정말 농구랑 결혼한 남자의 내연녀였나 봅니다. 기분 더럽네요.ㅋ

 

달아주신 댓글들 보며 링크를 보내주고 싶었지만,

그냥 앞으로 영원히 안엮이는게 제 정신건강에 훨씬 이로울 것 같아서 말았습니다.

전에 제 친구커플이랑 더블데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제친구 남친이 농구화를 모으거든요.

그래서 죽이 잘맞아 여자들 없이도 자기들끼리 가끔 어울리고는 했는데

전남친>제친구남친>제친구>저 한테로 한번만 만나달라, 전화 좀 받아달라 는 연락이 오네요ㅋ

그래서 제 친구한테 판에 쓴 글 링크 보내줬고, 제 친구 커플 둘다 전남친 차단 박았습니다.

 

왜 좋았냐고 하신다면... 전 원래 성격이 집순이 입니다.

사람이 싫은건 아니지만 막상 나가서 놀려고 하면 피곤해하는 타입이고

나만의 시간, 공간이 중요해요. 물론 데이트하러 나가서는 함께 즐거우려고 최선을 다해요.

근데 저와 다르게 너무 많은걸 함께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의도찮게 상처를 주게 되니

자기 생활 확고하게 즐길 줄 아는 전남친의 독립성이 오히려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전남친의 개인 시간과 공간을 존중해준거지 제가 배려한건 아녔는데..

단지 제가 그러는 만큼 전남친도 저를 존중해주길 바랬던거구요.

헌데 그걸 호구처럼 제가 다 맞춰주고 배려해주는걸로 여기고

끝내 저를 막대해도 되는 사람이란 쪽으로 결과를 도출한 것이.. 참 씁쓸하네요..

 

오늘 점심시간에 사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인바디 해보니... 정확히 5.6kg이 빠졌네요. 주로 근육..

저는 운동을 안하면 근육이 빠져서 볼품없게 마르는 스타일이에요.

운동을 안하면 체력도 약해져서 누가봐도 흔히 말하는 맥아리 없어보이고 기운 없는 체질...

근데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보니 진짜 몸이 많이 망가졌어요.

저 키는 164라서 크지도 작지도 않고... 몸무게는 오늘 잰걸로 44키로에요.

날씬, 늘씬 이런거 안어울리는 몸이라면 상상이 가시려나요? 그냥 말랐어요. 빼빼.

평소에는 운동 꾸준히 해서 50키로 유지하고 있었어요. 근육 없음 하루버텨내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 다시 운동 열심히 하면서 다시 건강 되찾아야죠.

당장 오늘 오후에 가족들 귀국하는데 내일은 부모님 모시고 소고기 사드리려구요.

아마 굽는 족족 저 먹으라고 주실 분들인데... 벌써부터 그거 생각하니 눈물 나려고 하네요.

 

아, 그리고 칼 같이 더치페이하는 연애는 아니었어요.

그냥 흔하게 네가 살때도 있고 내가 살때도 있는 그런?

내생인에 네가 사고, 네생일에 내가 사고, 때되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선물해주고 그러는.

굳이 돈계산을 해보진 않겠지만.. 체감상 6:4로 냈던 것 같네요. 남자6.

물론 운동했다고 이번처럼 미친듯이 쳐잡수실때는 보통 남자가 냈구요.

농구가 또 배가 너무 차면 점프도 잘 안되고 영향을 준다면서요?

그래서 비슷하게 먹을때는 제가 많이 내고 그랬습니다.

왜 5:5 안했느냐.. 하신다면.... 회사도 분야도 다르지만 그 사람은 과장급이고 전 대리급인데다가

나이도 5살 차이니까...ㅎㅎ

 

좋은 사람 만나서 존중받고 사랑받는 연애 할게요.

자기 일 처럼 같이 화내주시고 안타까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맛있는거 남눈치 안보고 실컷 먹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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