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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_결혼&이별_이혼썰

한부모 가정이라고 결혼 반대하는 예비 시아버지 썰..

by 썰푼공돌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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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한부모 가정이라고 결혼 허락 안하는 남친 아버지

안녕하세요
32살 여자입니다
남친과 연애는 4년 했구요 결혼 준비하려고 합니다
남친과 연애하면서도 자주 남친어머니를 만나뵙고 같이 즐거운시간을 보냈었는데요
문제는 남친아버지께서 저를 너무 싫어하십니다
남친이 저랑 남친부모님이랑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거기서 결혼 이야기를 꺼내니, 남친아버지께서 제 면전에 대고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애들은 절대 안된다고 하시는거예요..
너무 충격받고 속상해서 그러면 안 되지만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려버렸습니다ㅠㅠ 그랬더니 그 모습을 보시고 버릇도 없다고 하시고는 나가버리셨어요
나가시면서 남친보고 난 니가 오래 만나도 결혼까지는 안할줄알았다고요..
저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할머니 가르침 잘 받고 바르게 컸습니다 이런 이야기 들으니 할머니 아버지께도 괜히 죄송스럽고 너무 슬프고 그러네요
남친이 자기가 아버지 설득해본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저 우니까 남친어머니께서도 우시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너무 상처받았어요
남친에 대한 맘은 변하지 않았고 결혼도 여전히 하고 싶습니다
ㅇ혹시 저같은 경험 하신 분들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알고싶어서 글 쓰게됐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ㅜ

+ 결혼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는요.. 제가 어머니가 어릴때 이혼하셔서 본적이 없는데 남친 어머니가 친엄마처럼 챙겨주셨어요 이런 시어머니면 참 좋겠다의 이상을 제게 베풀어주신 분이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미련이 남는 듯합니다

[네이트판 댓글 게시판]

후기

안녕하세요 후기랄것도 없네요ㅠㅠ
어제 같은 제목으로 글을 썼던 32살 여자입니다
별것도 아닌 멍청한 고민글이 톡선까지 올라서 참 부끄러웠어요
우선 그 글에 써 주셨던 많은 분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결혼 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을 어제 쓰고 오후 내내 댓글 하나하나 다 읽었어요
제가 화 내고 사과받아야 하는 입장이 맞더군요..
남친 아버지도 잘못이지만 저도 참 내 아버지 할머니께 못할짓 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오늘 오전 남친에게 또 전화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가 진심이 아닌데 예민해져서 그렇다 니가 더 살갑게 굴고 친근하게 다가가면 마음이 풀릴거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거기서 심장이 내려앉으면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댓글들을 읽고 이 문자를 보니 얘도 결국은 자기 아버지 편이었는데 나만몰랐네 싶더라구요
멍청한 저는 이때서야 이걸 느꼈네요.. ㅠㅠ더 말할 것 없이 남친에게 아버지를 만나뵙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지금 만나서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번호 받고 전화드렸더니 만날 이유 없다고 끊어버리셨구요

그래서 꾸역꾸역 남친 집주소를 물어 점심에 찾아갔습니다
제가 집에 들어가니 식사자리에서 그랬듯 저를 벌레보듯이 보고는 다시 티비 보시더라구요

남친어머니가 앉으라는데 그냥 현관앞에 서서 다 얘기했습니다
나는 사과받으러 왔고, 우리 아버지 할머니는 내 어머니의 빈자리를 몇배로 채워서 잘 키워주셨다고. 제가 돈은 없이 자랐어도 싸가지 없이는 자라지 않았다고. 저 이 결혼 하지 않을 거고 어제 그 폭언에 대해서는 사과해주시라고.

그랬더니 사과할 마음은 없으시답니다.
본인은 할말없고 나중에 부모 돼보면 내맘 뼈저리게 알거라고. 결혼 생각 접은 거 하난 잘했다고. 세상 어떤 부모가 내 금쪽같은 자식 한부모 가정에 결혼시키고 싶어하겠냐고. 지금 내말이 노여워도 세월 가면 나중에 다 알게 된다고. 옛 어른들 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얘기 못들어봤냐고. 이렇게 찾아와서 사과하라고 협박이나 해대는 버르장머리부터가 글러먹었다고. 그렇게 배웠냐고.(더있는데 기억이안나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네 그렇게 배웠다고. 저희 아버지랑 할머니는 제가 어디가서 무시당하면 할 말은 하라셨다고. 옛 어른들 말씀 중에 내 자식 귀하면 남의자식 귀한 줄도 알아야된다는 말은 못 들어보셨냐고. 본인 아들 챙기시느라 남의집 딸 함부로 대하시는 건 옳은 거냐고. 배경만 보고 인성을 결정해버리시는 게 옳은거냐고. 저도 이렇게 편견있고 말씀 함부로 하시는 분을 내 시아버지로 모시고 싶지 않다고.

이렇게 얘기하고 돌아서 신발 신는데 뒤에서,
이래서 끼리끼리 만나야된다고 중얼거리시길래
네 끼리끼리 만나야 하니 아버님 인성 그대로 빼다박았을 아드님하고 저는 안맞을 것같습니다 얘기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따라나온 남친이 너 안그러던애가 왜그러냐, 좋게얘기했어야지 따지듯이 그러면 어쩌냐길래
그럼 저런 막말 듣고도 좋게 얘기할수있는 호구 만나 결혼 잘 하라고 했어요
집가는 길에 남친이 문자로, 아빠가 잘못했지만 내가 잘 얘기해놓은 상태여서 니가 좋게 풀었으면 좋았을거라고, 니 본심이 이런거네 어쩌네 왔는데
그거보고 웃기면서도 눈물이 나서 집 가는 길 펑펑 울면서 갔네요ㅠㅠ

따뜻하게 조언해주신 분들, 날카롭게 조언해주신 분들께 모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신차렸어요
불과 하루만에 일어난 일인데 며칠이 걸린 것처럼 고되네요
댓글들 읽는데 항상 본인보다도 제가 먼저였던 저희 할머니 생각에 너무 많이 울었어요
댓글중에 할머니가 제 엄마였다는 글이 있었는데 그 말이 저를 제일 많이 울게했고 또 바로서게 만들었습니다
또 남친도 똑같은 사람이다 라는 뉘앙스의 댓글도 심심찮게 보이던데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는게 너무 힘들고 허탈하고 그러네요

지금 너무너무 힘들고 화도 눈물도 많이 나는데요
우리 할머니 아버지 생각하니 또 잘한거같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저 소심 찌랭이라 말 다 준비해갔는데..준비해간 말 100프로 다 하진 못했지만 우리 아버지랑, 나중에 하늘에서 할머니 뵈면 그래도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열심히 살고 자존감도 키우고 자기계발도 할거에요 제가 좋은 여자가 되면 좋은 남자도 만날 수 있겠죠..

댓글달아주신 분들이 저 살렸어요
갑자기 그러긴 힘들겠지만 댓글러분들처럼 똑부러지게 살고 싶어요
늘 행복만 가득하시고 건강하세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네이트판 댓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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