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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빡침썰

선넘은 가사도우미 이모 썰...

by 썰푼공돌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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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선을 넘은거 같은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안녕하세요? 거의 10년만에 글을 쓰는거 같습니다.
40대 중반 애둘맘이에요.

일에 치여 살면서 주말근무에 야근을 밥먹듯 하다보니 (핑계입니다만) 집안일은 거의 손놓고 살았습니다.
밥은 거의 사먹었고 청소도 주말에나 손댈수 있었어요.
남편은 다행히 너무 성실하고 집안일을 자기일처럼 주도적으로 하는 좋은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제 부족함을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청소도우미 업체에서 주2회 3시간 도움을 받았습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된거 같아요.
담당자가 자주 바뀌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배정되어도, 특별히 클레임을 걸어본적은 없습니다.
그냥 최소한의 도움을 받는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한분이 너무 꾸준히 와주시고, 청소상태도 너무 만족스러워 이분이 오래오래 와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아침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다보니 얼굴을 뵌적은 없었습니다. 남편이 재택을 하면서 나쁘지 않다 얘기를 듣고 집 상태를 보고 만족을 했던거에요)

그러다 갑자기 제가 지병으로 몸상태가 안좋아지면서 저도 재택을 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인사를 하게된 이모님은 말씀이 좀 많으시긴 했지만 친근하신 분이었습니다. 아프다는 저에게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조언도 주시고.. 글쎄요... 처음엔 정으로 느꼈던거 같습니다.

문제는 자꾸 다른집 흉을 너무 심하게 보시더라구여. 동네 아파트 몇동 몇호까지 언급하시며, 그집 여자가 자기한테 이렇게까지 하고 자기남편이 누군지 아느냐 난리를 치며 갑질을 했는데 남편하고 찍은 사진이 집안에 없더라. 첩인거 같다.
어느집은 며느리가 어쩌고 하는데 집에 여자옷이 없다 이혼한거 같은데 굳이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들어드리기에는 점점 도가 지나치고, 어딘가에선 저희집 얘기도 하시겠더라구요.
아니나달라 어느날은 쉬고있는 저에게 와서, 우리집도 처음엔 이상했다. 여자옷은 있는거 같은데 자기가 이렇게 오래 왔는데 애엄마 흔적을 한번도 못보니 이상한 맘에 저희 아들(첫애이고 10살입니다)한테 엄마 아침저녁 출퇴근 하시는거 맞냐고 물어봤다는 겁니다. 그때 처음으로 그건 좀 그런데요 라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중간중간 얘기 들을때만 해도 첫애한테 니방은 니가 스스로 정리해야된다고 정리하면 용돈주시겠다고 해서 실제로 용돈을 주신적도 있다고 하고, 둘째도 볼때마다 너무 예뻐해주셔서 이런저런 말씀이 많긴 해도 잘 지내보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다시 일 시작하면 자주 볼일 없다 생각했고, 청소도 너무 잘해주시고 그동안 오셨던 분들에 비해서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제가 화장품개발쪽 일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선물도 많이 챙겨드렸습니다. 첨엔 너무 고마워하시더라구요. 근데 언제 한번은 제 화장대에 똑같은 박스가 두개 있는걸 보시더니 이건 두개나 있네 나 하나 줘요~ 하시더라구요.
거의 올때마다 챙겨드렸는데 그건 선물용이라 안된다고 거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뒤론 먼저 달라고는 안하십니다만, 뭔가 자꾸 조금씩 불편함이 생겼던거 같아요.

중요한건 그분이 먼저 제안하길
저희집이 넓고 할일이 많은데 시간안에 하기가 어려우니
업체를 빼고 직접 현금으로 조금만 더주면 시간을 늘려서 더 꼼꼼히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제 입장에선 금액이 올라가고 소득공제 등 불편함이 생길수 있지만 잘 지내보고 싶은 마음과 더 꼼꼼히 청소해주시라는 기대로 그러자고 했고, 기존 청소업체와는 다르게 월 단위로 선금지급을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얘기가 길어지는거 같아 조금 빠르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제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식사 챙겨드셨는지 여쭙고 저희끼리만 밥먹는 일이 없도록 조심했고, 저희가 구매한 제품이 맘에 들어하실때는 대신 구매도 해드리고, 차한잔을 마셔도 이모님께 같이 드시자 제안했고 소소한 화장품 식품 등 제가 드릴수 있는 호의는 다 했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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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점점 이모님이 시어머니가 되어갔습니다.
oo엄마는 밥 안해먹어? 다 사먹기만 하면 애들 조미료 범벅으로 키우겠다는거야?
둘째가 좀 작다고 그러지? 이게 뭐가 어렵다고 직접 안해? 지금 쉴때 여기 정리좀 해. 일 다시 하면 일핑계로 또 방치할거 아냐.

점점 지쳐서 이모님이 말을 걸어도 성의있는 대답이 안나오기 시작했어요. 남편하고 진지하게 이모님에 대해서 얘기를 할 정도로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바꾸기에는 청소도 너무 잘해주시고 애들도 진짜 잘 챙겨주시고, 곧 일시작하면 번거로울일 없을테니 우리가 걍 참자

그러다 오늘 남편이랑 점심을 먹고 들어왔는데
(참고로 오래 오셔서 저희집 비번 누르고 들어와 일해주십니다)
들어오자마자 인상을 쓰시며, 일이 점점 늘어난다고 짜증을 내시더라구여.
사실 조금더 챙겨드리며 시간 늘려주기로 하셨는데도, 실제로는 원래와 다를바 없이 가셨었는데, 그렇다고 할일을 안하고 가신건 아니라 생각해서 별 말씀 안드렸었습니다.
또한 저랑 저희 남편이 주2회만 오시는 이모님 날짜외에 집안일을 손놓고 있는것도 아닙니다. 제가 요즘 집에 있으면서 신경도 쓰고 있고, 둘째가 어려서 치워도 치워도 장난감을 어질르긴 하는데, 오늘 이모님 오시는 시간에 어질러진 장난감을 두고 밥을 먹고 온게 문제였을까요?

아오 징그러 징그러 하시길래
제가 집에 있어서 저까지 어질러서 더 그러려나요? 하고 웃어넘겼습니다.
청소 하시는 동안 제가 방에 들어와 컴터 앞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방으로 들어오셨습니다.
oo엄마

정리하는거 모르죠?
네?
정리하는거 자체를 배운적이 없어요?
......
방법을 배운적이 없어 모르는거야? 하기 싫은거야?
........
이렇게 정리 안하고 살아도 누가 뭐라 안하니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거지?
.........
조금씩 황당함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가지도 않고 제 옆을 맴도셨습니다.
원하는 답을 못들으셔서일까요?

1~2분의 적막이 흐르고
마지막에 한두마디 더하고 나가시더라구요
oo아빠가 다해주니까 안해도 될거 같지?
못배웠어도 자기집은 자기가 치우고 싶지 않아?
정말 이해가 안간다

근데요.
이거 저만 이상한가요?
제가 무슨 티비에 나오는 쓰레기집처럼 사는것도 아니고
애들 장난감 널부러져 있는걸로 청소 도와주시는 분께
저런 말을 듣는게 말이 되는건지....
정리 다된 집에 청소를 맡기기를 바라시는건지...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펄쩍 뜁니다. 원래부터 종종 선넘기는 했는데 자기가 안받아주니 괜찮았는데 저한테 그러고 있었냐고....

그분이 가신지 6시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감정이 안좋습니다.
친정엄마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는데 못배웠다는 말 때문에 예민한 걸까요?
제가 이상한게 아닌거죠?
번거로워지고... 청소 잘 못하는 분으로 바뀌더라도
계약해지 하고 다시 업체에 담당자 배정받는게 맞는거겠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지 안다는 얘기가 이 얘기 맞는거겠죠? 꼴랑 몇십만원 주고 갑질 마인드가 생긴건 아니겠져? 제가 예민한건지.. 마음이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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