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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빡침썰

애 구해줬더니 치료비 내 놓으라는 아줌마 썰..

by 썰푼공돌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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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애 구해줬는데 돈물어내라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30대초반 중증공주병에 걸린 5,7살 딸 둘을 키우는 나름 워킹맘입니다.

제목 그대로에요. 간략하게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상황설명 봐주세요.

 

월요일 일 끝나고 4시쯤 아이들 하원시켜서 아침부터 공주모양 케이크를 사기로 약속을 해서

빵집으로 향하던 사거리 신호 앞이였습니다.

4거리는 왕복 좌우로 왕복 5차선 상하로는 4차선의 제법 큰 사거리였어요.

여느때와 달리 한적해서 반대편에 사람 몇명 있었고 저희쪽에는

저랑 공주병2명이랑 같이 서있었어요. 둘이 신나게 니손톱에 바른게 이쁘네

아니네 지손톱에 바른게 이쁘네 이러고 투닥대길래 그냥 지켜보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둘째랑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애가 앞바퀴 두개달린 킥보드를 타고

씽씽 달려오더라고요

흡사  폭주족을 연상케 할 정도로 굉장한 속도로...

그 당시에는 뒤에 엄마가 있는지 보진 못했어요. 애가 너무 빨리 달려

아마 뒤쳐져 있었겠죠.

근데 그 킥보드 저희애들도 있어서 특성을 압니다만

핸들을 돌리는 구조가 아니고 핸들에 좌 우로 기우리면 그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구조에요.

그니까 막 한발을 올리고 미친듯이 발을 구르면 체중이 구르는 발 반대로 쏠려서

큰 포물선을 그리며 방향전환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애는 킥보드에 올린 발의 반댓발을 미친듯이 구르며 저희쪽으로 왔는데

방향을 보는데 어..?? 어...????어??? 하게 된거죠.

횡당보도 건너는 쪽에 인도가 차도쪽으로 내리막으로 되어있잖아요.

정말 카트라이더 손가락맵에서 드리프트하는 마냥

애 방향에서 우측으로 쏠리더니 차도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이였어요.

노트북 가방 들고있었는데 정말 너무 놀라 생각할 겨를 없이 노트북 가방 던지고

그애를 붙잡았어요.

킥보드는 인도에서 차도쪽으로 1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상태였고

오는 차들이 클락션 울리면서 멈췄고 킥보드는 한 승용차 앞범퍼 밑에 핸들쪽이

절반정도 들어가져 있는 상태였어요

나는 이 애의 엄마가 아닌데 왜 내가 죄송하다고 하는가...ㅠㅠㅠ

차주분 내려서  부딪혔는지 확인하시는 것 같았고

저는 그제서야 정신이 좀 차려져서 애 잡은 손을 봤는데

한쪽손으로는 애 어깨쪽 멱을... 한쪽손으로는 애 팔뚝을 잡고 있었나봐요.

계곡에서 놀다 큰 송사리 지나가다 운좋게 한마리 낚은 느낌이였습니다.

그리고 그순간 멀찍이 덩그러니 버려져 있는 나의 노트북가방ㅠ

울 애들도 놀랐는지 얼어있었고 저도 놀랐어요.

이게 걱정되고 안심되고 하는 복합적인 감정으로 애한테 화가 확 나더라고요.

얘! 조심해야! 그렇게 달려오면 어떻게해! 엄마 어디계시니... 물었어요.

이게 정말 30초도 안되 다 벌어진 일이에요.

근데 어디선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아주머니 한분

어머!!!어머!!! 하더니 고맙단 말도 안하고 애를 잡기 시작하더라고요.

엄마가 천천히 가라그랬지!!! 어휴!!! 야!!! 사고나면 어쩔 뻔 했어!!!!!

가만히 서있는 내가 민망...

아주머니랑 차주분이 얘기하더니 뭐 차에 별 이상없는지 차주분 가셨고

저한테 고맙다는 말은 끝까지 안하고 계속

애가 너무 까불어서요. 타지 말라고 해도 자꾸 타네요 호호호 하더니

한손에는 킥보드 한손에는 애를 질질 끌고 가십니다...

참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애들한테도 방금 봤지! 너네도 킥보드 공원에서만 타라

훈계하고.. 집에와서도 남편한테 이래저래~ 남편은 그래도 애 안다쳐서 다행이다 하고

저도 뭐 애안다쳐서 다행이다 싶어요.

근데 다음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길래 받았더니 어제 그 아주머니셨네요.

제 번호 어찌 아셨냐 하니 ㅇㅇㅇ유치원 다니는 것 같아서 친구가 거기 유치원 다녀서

물어봐서 알려줬대요.

저희 둘째랑 동갑이였고 같은 반 친구의 엄마의 동네 아줌마친구였나봅니다.

그때는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게 중요하진 않았어요.

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려나보다 했는데

어제 애 구해주신건 고마워요. 근데 애를 어떻게 잡았길래 애가 좀 다쳤네요?

하시는거죠...읭? 제가 좀 쎄게 잡았나봐요... 하니까

팔은 멍들어 있고 목이랑 이런데 다 긁혀있던데 무릎도 까졌고 어휴 속상해서...

오늘 병원가보려고요.

전 당연히 어제 사고로 인해 아이가 놀라거나 했을까봐 병원 간다는 줄 알고

아 네~ 아이는 괜찮나요 많이 놀란 것 같던데. 병원가서 한번 진료 받아보세요. 라고 했고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병원비 치료비는 입금해주실건가요?

...???네???뭐라고.....요????에에???? 제가 왜요?? ㅠㅠ

대화 내용이 긴데 결론은

애 구해준건 고마운데 니때문에 또 다치지 않았냐. 병원비 줘라 이거에요.

저는 불쾌하다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노라를 거냐. 나는 못준다. 했죠...

그후로 지금 4일째 매일 하루에 두번씩 전화옵니다^^ 아침 저녁으로요.

아침에는 오늘 애가 일어났는데 팔이 아프단다. 병원간다.

저녁에는 병원갔다왔다 목에 긁힌 상처는 흉질수도 있단다. 흉터치료 해야겠다.

저는 전화올때마다 저는 치료비 못드려요. 그만 전화하세요.

고맙다고 사례를 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 이러시는거 되게 무례한거에요.

라고 최대한 예의차리면서 응수하고 있지만 이제 한계를 느낍니다.

돌아버리겠네요.

전화 차단하면 다른번호로 전화와요ㅋㅋㅋ 그래서 벌써 두개번호 차단해놨고 공중전화로도

전화하세욬ㅋㅋㅋㅋㅋ

오늘도 방금 어김없이 애 등원 시키셨는지 애 어린이집 보내고 오는 길인데

목에 상처보면 속상하다. 아직도 멍이 퍼렇다. 애가 팔을 못 올린다. 하시길래

네.. 그러시군요. 차라리 그때 제가 구하지 말껄 그랬어요^^ 했더니

그럼 살인자되는거라고 하길래 바빠서 전화 끊습니다. 하고 끊었네요.

패턴도 되게 웃겨욬ㅋㅋ 문자도 안하고 그냥 일단 전화해서 저렇게 하소연 하고

제가 뭐라고하면 안구했으면 제가 애죽인거라곸ㅋㅋㅋ

안그래도 아침에 단지앞에서 유치원 버스 기다리면서 친한 엄마들 모여있을때

이러한 일이 있는데 이렇게 날 괴롭힌다. 하소연좀 했는데

그 아줌마 귀에 들어갔으려나 모르겠네요...

 

법이나 이런거는 제가 잘 몰라서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매일매일 아침 저녁으로 저렇게 전화오는데 그냥 치료비 얼마 안할텐데 주고 말아버릴까 하다가

너무 괘씸해서 그러고 싶진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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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주말에 가족행사가 있어서 신경 못쓰고 있다가 이제야 나름 후기? 라는 걸 올려보네요.

결론은 사과받았어요.

사이다는 아니고 손 안대고 코풀었어요.

동네 엄마들한테 얘기한 보람이 여기서 느껴집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동네엄마들한테는 어떤 말이든 신중하게 판단해서 뱉어야겠다 깨닫네요.

동네에 소문 다 난 상태고요.

제 연락처 알려준 엄마는 연락와서

자기한테는 고맙다고 사례라도 하고싶다고 연락처 알려달라고 해서

내 의사 묻지않고 알려줬다. 좋은 일 했다기에 괜히 본인이 벅차서 선뜻 알려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한테 먼저 물어보는건데 하면서 사과하시더라고요.

근데 뭐 저도 만약에 그런식으로 얘기해서 제 연락처 알려달라는데 알려줘도 되냐 물으면

저도 알려주라 했을 것 같아서 별말 안했어요.

뭐 본인도 의도하신게 아닐테니까요.

동네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돌고 돌아 그 사람 귀에도 들어갔는데

제가 봤을땐 그냥 무시하는 듯 했어요. 아니라고 변명도 한 것 같긴 한데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애가 팔이 빠졌다나? 뭐 그런 시덥잖은 소릴 했다던데

울 애도 팔 빠진적 있어서 아는데 팔 빠지면 애 아파 자지러집니다.

절대 그때 가셨던 모습은 애가 팔빠져있진 않아보였네요 기가차서ㅋㅋㅋ

저도 cctv라도 확보해야겠단 생각으로 그 앞에 음식점이랑 가볼 요량이였는데

어제 아침 그 아줌마 남편분이 전화와서 죄송하다가 아내가 경솔했다고

우리 아이 생명에 은인이라고 뭐 계속 사과하시고 감사하다고 하셨네요.

어머니한테 사과받고 싶다고 하니 흠...

와이프가 망할 고집때문에 혼자 씩씩 대고 있다고 본인이 못난 아내 둔 탓이라고

단디 일러둘테니 노여움 푸시라고 극존칭 쓰시면서 사과하시길래 알았다 했어요..

저도 그 아줌마는 사과 안 할 것 같긴 했고, 그깟 사과 받자고 일 길게 끌고싶지도 않아서요.

남편분은 어떻게 안지는 모르겠네요. 동네소문이 이렇게 무서운가봅니다.

얼굴뵙고 사과드려야 되는데 찾아뵐 염치가 없다면서 마트 상품권 기프티콘도 보내셨더라고요...

뭐 일단락 된 듯 합니다. 저도 거기서 더 말 안했고

울 남편도 여차하면 그 아줌마 면상에 욕 날려주려 가려 했다는데

이인간도 그냥 제 비위 마춰준거겠죸ㅋㅋ

하여튼 잘 마무리 됐어요.

주말부터는 연락 없었고 그러고 끝입니다.

동네 엄마들에게 희대의 관심사가 제가 되버려서 셔틀태우면서 이러쿵 저러쿵 질문 많아

곤란했는데 대충 사과받았다. 원래 안그러신 분인데 놀라신 마음에 경솔하게 행동하신 것 같다고

사과 직접 받았다고 편좀 들어줬네요...ㅠ

뒷말 더 없었으면 좋겠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 즐생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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