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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빡침썰

6년째 난임인 친구에게 막말하는 친구 썰...

by 썰푼공돌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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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6년째 난임인 저에게 친구가 한 말...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30대 중반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결혼 6년째... 아이를 가지려 노력중인데요.

제목처럼 그런 저에게 고등학생 때부터 절친인 친구가 생각없이(?) 하는 말에

방금전 또 너무나 상처를 받았고, 글을 쓰는 지금도 손이 떨리고 심장이 곤두박질 치는 느낌인데

그친구는 제가 예민함에서 나온 자격지심이라고 합니다...

 

20대 후반이지만 친구들이 당시에 결혼 생각이 없어서 

친구들 중 제가 제일 먼저 결혼했어요.

1년만 신혼 즐기고 임신을 준비하기로 남편과 계획하고

친구들이 조카 소식 없냐며 안부인사로 물을때도 '1년만 즐기려고~' 라고 대답하며

금방 임신이 될 줄 알았어요.

근데 그럴때마다 한 친구가(A라고 쓸게요) '쓰니야 우리도 이제 삼십이야~ 방심하지마 ㅋㅋ' . '계획대로 안되는게 인생이다' 이런 식의 말을 했는데 뭔가 쎄하고 기분이 썩 좋진 않았지만 걱정으로 하는말이라 좋게 생각하고 넘어갔었어요.

 

1년만 신혼을 즐기겠다는 생각이 독이 된걸까요...

지금 결혼생활 6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도 시술도 여러차례 받고 하는데도 어렵네요...

시술 후에 기대했다가 실패하면 그 좌절감이 저희 부부와 양가 부모님들까지 너무 힘든 상태에요

 

저희가 아기를 준비하는 동안 친구들은 결혼해서 첫째, 둘째도 낳고... 큰아이가 5살인 친구도 있네요 ... ㅎㅎ 너무 예쁘더라구요... 예쁘고 보고싶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은데

제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이상 떨어질 곳 없이 떨어진 기분에 도저히 아무 의욕도 없고

자연스럽게 친구들 모임에도 잘 참석을 못하겠더라구요.

 

A는 올해 초에 좋은 분을 만나 연애 6개월만인 올해 5월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친구는 혼전임신이고 당시 16주차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부러웠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해주었어요. 근데 A가 축하한다는 제 말에 비수를 꽂네요... 대화체로 쓸게요.

 

(A주최 모임 장소에서)

나: A야 결혼 축하해~ 겹경사다 ㅎㅎ 배도 별로 안나와서 드레스 입어도 티 안나겠어~

A: 원래 이맘때 배 안나와 쓰니야 B(최근출산한 친구)야 너도 그랬지?

 

A: 쓰니야 난임시술? 잘돼가고 있어? 그거 하면 배에 주사 직접 놔야 된다며? 으 당뇨환자같아 난 그런거 직접 못할거같아

나: 나도 내가 직접하는거 힘들어서 남편한테 부탁해

A: 헐 남편은 안 무섭대?? 남편 힘들겠다......

 

저는 난자채취를 워낙 많이했고 주사 부작용으로 배에 복수가 차서

물이랑 포카리를 종일 마셔야 하는데요.

모임에서도 준비해간 포카리를 계속 마시고 있는데,

 

A: 음료수야? 나도 마셔도 돼?

나: 응 따라줄게

A: (마심) 시원한 줄 알았네 ㅜㅜ

나: 나 주사 부작용때문에 복수빼려고(배 가리킴) 하루 2리터이상 마시는거라 안 차가워~

A: 엑 괜히 먹었다

 

=> 뭔가 이런 앞에서 따지긴 애매한 말들을 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있고 그래서 그냥 기분 나쁘지만 넘어갔네요...

 

그러다가 오늘 사유리님 출산 소식을 A도 봤는지,

사유리 똑똑하다, 저런 선택을 한거 대단하다, 자기도 혼전임신하길 잘한거 같다, 신혼이 신혼이지 애있다고 신혼이 아닌건 아니다, 둘째로는 딸이었음 좋겠다(현재 아들 임신중) => 이런 말로 시작해서 시부모님이 아들이라고 너무 좋아하시면서 좋은거 사먹으라고 100만원을 줬다느니... 손주가 최고의 혼수라더니 맞는 말이라는둥...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임신유세, 본인자랑으로 이어지길래 무시하고,

 

나: 사유리 대단...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인데 힘든 결정이었을 거 같다 대단하다

A: 애를 그렇게 원했다는데 그렇게라도 해야지~ 일본 정자은행이래 쓰니야!

나: 응응 일본정자은행이라 가능한건가봐 (미혼이라 그렇다는 뜻)

A: 잘은 모르지만 한국도 정자은행 있지 않나? 쓰니 알아봤어??

나: 있겠지. 뭘 알아봐?

A: 아닝 그런 방법도 있다구~! 사유리도 임신 어려울 거 같으니까 정자은행 선택한거잖아

나: 야... 너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 함부로 하지마 사유리도 다 사정이 있는거고 그리고 내가 난임이면 난임이지 니가 뭘 안다고 정자은행을 알아보라 마라야

A: 아니 걱정돼서 한 말 가지고 예민하게 구네;;; 쓰니 너 힘든건 알겠는데 너 난임이라고 내가 말도 조심조심 눈치보면서 해야되는 거 아니잖아? 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그것도 자격지심이야

 

저 말에 눈이 뒤집혀서

"만난지 두달만에 혼전임신한건 자랑이냐 저급해서 대화 못하겠다" 하고 단톡방 나와버렸네요...

단톡방을 나와버려서 위에 대화내용이 토씨하나까지 똑같은건 아니지만 저런 대화였구요

단톡방에 있던 다른 친구들이 갠톡과 전화로

괜찮냐며 다들 A의 언행에 화가 났다고 합니다...

 

너무너무 힘들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속상해서 그 친구한테 사과 받아내고 싶은데 A는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어이없다, 임신한 나한테 그런 심한 말을 하냐며 갠톡을 보내는 상황이에요.

어떻게 해야 사과 받아낼 수 있을까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상황이라 두서없이 쓴 점 양해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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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1

출근해서 오전에 하소연하듯이 글쓴건데 오후가 되니 너무 화제가 되었네요...

A 가 카톡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서 차단하고 다른 친구들도 다 단톡방 나오고 A 차단한 상태예요. 댓글들 하나하나 다 봤는데 A가 있는거 같네요...

 

허ㅇㅇ아  너 댓글도 하나하나 다 봤어. 너는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괴물이구나.

다음주에 예정일이라고 했지? 건강하게 출산하길 바랄게 아이는 죄가 없으니까.

오늘하루 니가 나한테 했던 말들 곱씹어 봤는데, 여기에 적은거 말고도

내남편 직업 들먹이면서

'남편이 의사여도 아이갖는거 힘든가보구나 ㅠㅠ'

'시댁에서 지원 많이해주니까 시술도 팍팍 받아!'

'여행 다닐 시간에 분위기 좀 잡아봐~'

'쓰니네는 아들 낳아야겠다. 어렵게 성공했는데 딸이면 시댁도 안좋아할걸?'

'임산부 배 만지면 애 생긴대'

'으 나는 시술 못할거같아 어떻게 바늘을 찔러'

등등... 다 니가 반년전부터 해왔던 말인데 하필 내가 그때 이주사 저주사 다 맞아가면서

정말 임신 밖에 신경쓰지 못할 때라 니 말을 그저 원래 생각이 가벼운 애니까... 하고

넘겼던게 잘못인 거 같다.

 

자격지심은 내가 아니라 니가 갖고 있는 거라는 것도 이제 알겠어

내가 판에 올렸다고 명예훼손이라고 신고할거라고 난리치면서 '그러니까 애가 안생기지' 라고 말한 카톡 캡쳐본 받았어. 명예훼손 신고하려면 해봐. 나도 가만 안 있을 테니까.

 

무슨 정신으로 일했는지 모르겠어요.

6년 난임을 겪으면서 속으로 울분을 토하는거에 익숙해졌는데

겉으로 티는 안 났나 싶네요... 남편한테는 이렇게 자세히는 못말하겠고 그냥 A랑 인연 끊었다고 하려고 해요...

응원해주시고 위로해주신 댓글 하나하나 보면서 많이 위로 받았고 다시 노력해볼 용기가 생겼어요.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마음 편히 갖고 노력하다보면

아기천사가 와주겠죠...! 

추가글2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실지 몰랐어요

저번주 화요일 추가글을 올린 뒤 심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마침 다음날인 수요일이

남편 휴무여서 저도 연차쓰고 하루종일 집에서 못본 영화들 보면서 시간을 보내느라

댓글을 못봤어요...

 

지난 일주일동안 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정독했는데

보면서 눈물도 나고 위로도 받고 너무너무 감사한 말씀들을 해주셔서

다시 도전해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A 는 출산을 했겠죠. 순산했는지 어떤지 알았으면 후기로 알려드릴텐데

A와는 카톡, 전화 차단에, 단톡방에 있던 고등학교 친구들도 다 A를 차단한 상태이고

저는 인스타나 다른 SNS 를 안하지만 A는 하니까 뭐... 출산 소식을 찾아보려면

친구통해서 들을 수도 있겠죠...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저도 궁금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행인건지 결정적으로 인스타 주소?를 모르네요 ㅎ...

 

아무튼 A랑은 이렇게 끝난 것 같습니다.

A가 남긴 댓글은 닉네임도 닉네임이지만, 평상시 흥분하면 말이 안통하는,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A의 화법이 있는데 댓글에서도 그러길래 확신했었구요.

 

남편이 페이닥터라고 무시하는 건 뭐

남편이 의대생일때부터 의대생이면 다 의사되냐고 비꼬았던 애라 익숙해서 별로 상처가 아니었어요.

 

추가글을 쓸까말까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저희 부부 연애기간까지 합치면 13년동안 안생겼으면 희망이 없단 식으로 쓴 댓글을 보고 추추가글을 쓰게 만드네요.

 

허OO 너는 연애기간, 혼전에 임신했으니 그런 발상이 가능하겠지만

보통은 그렇게 생각 안 해. 혼전임신이 그렇게 자랑스러우면 니가 빠져사는 인스타에도 혼전임신으로 낳은 우리아들이라고 올리지 그래?

 

A 보라고 일부러 색인 넣을게요... 보시다가 눈 아프셨다면 죄송해요

 

아 그리고 남편이 의사인데 주사놓는게 뭐가 힘드냐며 주작이라고 하시는데

시술 준비하는 기간에 자기 아내 배에 매일 주사 놓고

이번엔 잘되길 간절히 바랬다가 실패하는걸 반복하다보면

아무리 의사여도 힘들죠...

물론 그걸 순진한척 비꼬아서 말한 A는 나쁜X이구요.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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