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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혹은 슬픈 썰

혼자 소주마시며 울던 새댁 썰...

by 썰푼공돌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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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쭈꾸미집을 하시는데요
설 당일에만 쉬고
일요일에 장사를 하셨는데
저도 같이 부모님 가게에 갔어요

앉아서 숟가락 정리중에
여자분이 혼자 시뻘건 얼굴로
들어오시더라구요

마수 손님이였는데 입구에서
우물쭈물 하시며 혼자들어가도되요?
하시기에
그럼요 앉으세요 하며 아빠가 자리 안내 해드리고
원래 2인분이 기본인데
쭈꾸미 하나 드리면 되나 여쭤보니
아뇨 2인분이랑 소주 주세요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서빙해드리고
아빠가 쭈꾸미 볶아주면서 슬쩍보니
눈물을 뚝뚝흘리시더랍니다

못본척 돌아서고 엄마도 주방일 하시고
아빠는 계속 홀 정리 하시고
저도 이것저것 도와드리며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그 여자분께서 저한테 말을 거시더라구요

여기 원래 알바분 안계셨는데ㅎㅎ 하시기에
아 딸인데 집에 간만에 와서
부모님 도와드린다 하니
그러시냐며 소주 한잔을 더 드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저도 친정부모님이 계시고 남편도 있는데
오늘 같은날 혼자 이러고 있다 하시며

원래 어제 저녁에 친정 가기로 했었는데
시어머니가 시누얼굴 보고가라해서
기다렸다가 시누와 시누남편이 와서
술판을 벌이며 못가게 했다
그런데 신랑은 지가 더 좋아서 난리더라
그런 신랑한테 타박주니
시어머니가 오랫만에 가족이 모였는데
이런거하나 이해못하냐고
그렇게 가고싶으면 너혼자 가라 했답니다

시어머니도 술한잔 하셨기에 정말 꾹 참고
다음날까지 버텼는데 일어나서 가려고 준비하니
시어머니가
지금가면 어느세월도 도착하고 다시 오냐고
그냥 주말에 가라했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시어머니 말 무시하고
신랑한테 빨리 준비하라고 윽박지르니
술이 안깨는데 어쩌냐고 음주로 갈수있냐며
들어누워 버리길래 신랑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근지근 밟고 차고 짐보따리 다 던지고
나오셨다 하더라구요

그렇게 터미널로 가니까
버스표도 없고 기차표도 없고
택시라도 타고가려고 (친정이 세시간 거리)
알아보다가 친정엄마가 전화와서
하시는 말씀이
엄마랑 아빠가 서프라이즈로 너한테 가고있다고
명절이라고 매번 자식들이 오라는법 있냐하시며
기다리다 목빠져서 목마른사람이 우물파고 있다고
조금만 기라리라고 하셨답니다
갑자기 무슨말이냐고 내가 지금 갈거라고 하니까
벌써 아까 출발했다고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하시며 끊으셨답니다

전화 끊고
카톡을 보니 신랑이 카톡으로
시어머니가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난리쳤다고 일 크게 만드니 좋냐며
그랬다는거 아니겠어요

그말은 즉 이미 친정부모님이 모든걸 알고계신데
딸한테 내색안하고 딸 데리러 구정부터ㅜㅜ
먼길을 ㅜㅜ

그렇게 말씀을 하시며 펑펑우시고
남에가게와서 울어서 죄송하다고
가끔 여기 왔었고 부모님이 너무 보고싶은데
갑자기 여기가 생각났다고 하시면서
정말 꺽꺽 우시고 다행히 손님이
아무도 안계신 상태였고 얘기듣다보니
어느새 울엄마는 나와서 여자분 속 꼭 잡고 계시고
아빠는 담배피러 나가셨고 저도 제가 왜 속상한지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ㅜㅜ

그러면서 울엄마가 나도 자식이라고 딸 하나라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토닥토닥 해주니
울엄마한테 안겨서 더 우시더라구요

울엄마가 신랑이랑 잘 조율해서
시댁은 최대한 멀리하던가 해야된다니까

같이 살고 있어서 그럴수가 없다는 말에
한번 더 경악했네요

같이살면서 어떻게 친정을 안보내줄수있죠ㅜㅜ

암튼 그러다가 손님이 오셔서 얘기가 끊어졌는데
그뒤로 혼자 조용히 계시다 가시더라구요

그냥 정말 그 여자분이 계속 걱정되네요
오지랖일까요ㅜㅜ
울엄마도 전화로 계속 마음 쓰이신다구

갈때 주방일바빠서 나가 보지도 못했는데
손한번 더잡아주고 보냈어야 했다며
아쉬워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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