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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혹은 슬픈 썰

식사하라는 말 한마디에 운 썰..

by 썰푼공돌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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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도 모르던 스물셋에 남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호된 시집살이 한지가 벌써 9년이 흘렀습니다
결혼전에는 친정없는 날 자기가 부모 남편 자식 노릇 다 하겠다고 구워삶아서 결혼하더니 혼인신고서에 도장 찍자마자 태도가 싹 바뀝디다. 이제 현실적으로 내가 자기 말고는 기댈데 없는걸 아니까 참 지독히도 못돼게 굴었습니다. 갖은 구박, 폭언, 무시...

결혼한지 1년 좀 안됐을때 나랑 상의도없이 시댁이랑 합치고 그걸로 모자라 그집에서 하녀취급 투명인간 취급받으며 여지껏 살았습니다

아들이 하대하니 시부모님도 날 무수리취급, 같이 사는 시누네 두애들도 (학교때문에 시댁에 살고 시누는 주말마다 보고갑니다) 밥이나 차려주고 청소나 해주는 여자 취급.
처음으로 가진 내 가정 깨고싶지 않아서, 내 자식은 엄마 아빠없이 안키우겠다고 아둥바둥 이악물고 참아온게 오히려 독이었네요

이젠 7살된 아들도 엄마라면 무시하고 혼이라도 낼라치면 여지없이 제 친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뒤로 숨어버리고 엄마라면 그냥 우습게 압니다.
오늘 캐나다로 이민가신 아주버님 딸이 방학했다고 놀러왔어요. 도착해서 샤워하는동안 시어머니가 밥 차리라고 하길래 늘 하던대로 부엌에서 혼자 밥차리고 늘 하던대로 제 밥은 없이 언제 또 반찬좀 더 내와라 시키실지 몰라서 부엌이랑 식탁만 왔다갔다했죠. 조카가 나와서 가족들이 식사를 시작하는데 저랑 눈이 마주친 조카가 그러더라구요,

작은엄마 식사하세요. 저때문에 자리가 없어서 그러시죠? 죄송해요. 제가 의자 가져올테니까 여기 앉으세요.

그말을 듣는데 한대 얻어맞은거 마냥 멍해지더라구요

조카애가 의자 가지러 방에 들어가려는데 시어머니가 됐다고 너 앉으라고 얘(저)는 이따 먹으면 된다고 말리니까 조카애는 무슨소리냐고 식탁도 넓고 가족들끼리 다같이 먹는거지 왜 한사람이 안먹고 기다리는거냐구요....
시어머니가 눈치 주는것도 신경안쓰일 정도로 멍하게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하다가 또 당연하게 혼자 치우려니까 조카가 옆에서 열심히 거들어줬습니다....
밥먹고 맛있게 잘먹었다고 인사도 하구요.... 어찌보면 당연한 예의고 배려겠죠.
하지만 근 8년간 어디하나 기댈곳없이 사람취급 못받고 산 저한텐 너무 충격적이고 고마운 말이었어요...
이제껏 이런 기본적인 인사도 못받고 산 제 인생이 너무 가엾고 화가 나더라구요. 그제서야 이따위로밖에 못 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울화가 치밀어서 혼자 엉엉 울었네요...
이제껏 쌓여왔던게 한번에 터진 느낌이에요.
이제 절 위해서라도 이집에 더 못있겠어요...
엄마 된 입장으로 이러면 안되지만 시댁 사람들 꼭 빼닮은 아들한테 정도없고 보고싶지도 않을거같아요.
다만 친정도, 친한 친구도, 돈도 없는 제가 어떻게 이혼을 할수있을지 막막하네요...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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