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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_결혼&이별_이혼썰

아내 몰래 카풀하는 남편 썰... 후기....

by 썰푼공돌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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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줄 몰랐습니다;;
그냥 속풀이겸 몇분의 위로가 필요했는데 이렇게 공감을 해주시고 같이
격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화두가 된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만큼 남편이 잘못한게 맞다는 반증이겠죠..
제가 예민했던 감정이 아니라 다행이면서도
'다른사람들도 이렇게 화낼일이구나. 남편이 정말 잘못한게 맞구나' 라고
절실히 느껴져서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3-4일동안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크게 쓸 말도 없지만.. 이렇게 제글에 조언과 격려 위로와
질책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서 저도 판 눈팅했던 입장으로
후기아닌 후기를 남기는게 맞는 것 같아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적어보려 합니다
 
그 전에
댓글들 거의 읽어봤는데 이렇게 가슴쓰린상황에 더 가슴쓰린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이 계셔서
그것만 해명하고자 합니다.
 
 
 
1. 일도안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퍼지고 못생겨서 바람난거다.
-> 지금 아파서 휴직중이고 9월에 복직할 예정입니다.
못생기고 퍼지고에 대한 건.. .....외모 지적인데..
혈압얘기를 써서 제가 뚱뚱하다고 생각하신건지는 잘모르겠습니다만
작지만 동네 미인대회 출신입니다. 20대초반에는 단역으로 티비에도 몇번 나왔구요.
오히려 예쁘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듣고 살았습니다. 뚱뚱하지도 않구요. 
 
 
 
2.애 못가지니까 남편이 바람나는건 당연하다.
-> 애기 갖기전 둘이 목표한 금액이 있어 그 목표액 채우면 애기갖자고 했었고
못갖는게 아니라 안갖는 거였습니다. 근데 목표액도 거의 맞춰가고
몸도 아파져 버리니까 이제는 진짜 못갖을수도 있을것같아, 계획을 변경중이었습니다.
 
 
 
3. 차량용 커피포트 광고아니냐
-> 저는 저 물건에 대해 생김새 묘사나 브랜드언급을 전혀 한적이 없는데요
그 브랜드가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남편얘기 쓸때 커피랑 율무차 타준얘기를 그냥 하면
상황이 안그려지실까봐 명칭을 정확히 써본건데 차량용커피포트 광고같다고 하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저 단어로 인터넷검색하니 브랜드나 모델도 엄청다양하던데
그걸 제가 뭘 살줄알고 광고하겠어요. 저는 저 단어 지금 끔찍합니다.
 
 
 
너무 뼈아픈 말들이 많았지만
남편이 그여자랑 잤다는 추측성 댓글보다 얼굴도 본적없는 제 외모지적
애기도 못갖냐는 비난, 그리고 주작글아니냐는 비아냥이 저를 더 비참하게 만든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남편은 토요일밤 11시 좀 넘어서? 왔어요
저는 그냥 멍하니 미드보면서 놀고 있었구요
남편이 안들어오면어쩌지 걱정했다가도 막상 들어오니 너무 싫어서 무표정이 되더라고요.
(안들어올까 걱정된건 보고싶고 그런감정이 아니라.. 진짜 안들어오면
제가 비참해지고 진짜 바람이 났구나. 확신을 해야하는 상황일것같아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은 조심스레 제 옆에 앉더니 솔직하고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큰 싸움없이 둘 다 덤덤하게 얘기를 했어요
 
 
남편의 요약은 이렇습니다.
 
 
말안하고 카풀한거 미안하다.
이제와서 무슨말을 한들 용서가 되겠냐만은,
사실 어린친구가 차태워달라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태워준건데
솔직하게 재밌었다.
그여자애를 어떻게 해보고 싶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새로운 이성과 새로운 환경 그자체가 재밌었다.
그게 차려주는 아침밥도 안먹고 나갈정도였냐고 묻는다면 그건 할말없다.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포트를 사게 된건 당신(저)몸이 안좋아서 원래 사려고했다.
근데 타이밍이 그냥 그여자애가 먼저쓰게 된거고, 손이차가운걸 알게 된것은
어느날 카풀 고맙다고 김밥을 사온적이 있는데 건네받을 때 손이 닿게 됐는데
얼음장같아서 물어보니 원래 손이 항상 차다고 하길래 알게 된거다.
 
 
겸사겸사 사게 된건데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
뭐 결국 미안하다밖에 없었네요
 
그 와중에 제가 혈압높아지면 안되니까 조심조심 단어를 유하게(?) 선택해서 
말하는것도 같았습니다.
 
문자하트얘기도 물어보니,
그 여자애가 팀원들에게 모두 하트를 날리는게 맞다.
처음엔 다들 당황했지만 남녀가리지 않고 하트를 날려서 그냥 그사람에 
고유이모티콘같이 생각한다. 그여자애랑 서로 바람나고 그런게 아니다.
 
이런얘기를 했습니다.
 
글로쓰고보니 별로 길지도 않은데 왜 그날은 그렇게 새벽까지 얘기를 했을까요.
 
 
중간중간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대답을 듣다가
그냥 대화의 마지막에 다다를때 저의 대답은 "못믿겠다"였습니다.
 
저는
"증거를 지웠다면 지우고도 남고, 말을 맞추려면 맞추고도 남을시간인데
이제와서 이렇게 얘기하는건 무의미하다. 더이상 당신을 믿기 어렵다" 라고 말했고요.
 
 
신랑은 그 대답에 아니라고도,맞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연애때에도 가끔 아무대답도 하지 않아서 답답한 적이 있었는데
나름 신중하고 과묵한 느낌이 들어 좋았거든요.
그 좋았던 점이 그날의 대화의 최대의 독이 되어 제 마음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무언은 내 말에 반박하지 않겠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고요.
끝내 그 말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이기적인사람이 아닌데 그날은 참 이기적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왜 그상황에 또 잠은 오던지..
얘기를 다 끝내고 끝내 제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은 남편을 향해
"난 졸리니까 먼저잘게" 라고 말하고 방으로 왔어요.
 
왜 제 마음은 고요하고 머리는 단순할까요.
마치 어둠만 있는 방에 들어가 있는 느낌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흑지 상태.
 
그리고 신랑은 쇼파에서 잤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는 일어나서 둘이 배달어플써서 밥도 시켜먹었어요.
참 조용한 식사였습니다.
근데 아무런 생각도 없다가 불쑥 제가 
이집에서 나가달라고 했어요.
 
아주 덤덤하게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이혼하자냐는 뜻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아니다.
하루이틀사이에 우리의 모든 시간을 이혼으로 끝낸다는 것은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결혼을 유지하는것도 지금은 힘들것 같다.
우리 결혼생활 유지 여부에 관해서는 시간을 가져야 될 것 같다.
라고 했습니다.
 
 
신랑은 울컥하면서 미안하다고 정말 아무일 없었다고 말하는데
머리아프니까 토달지 말라고 했어요.
 
그리고 시간을 얼마나 가질지 어떻게 가질지는 모르겠다
그냥 시간지나는대로 떠오르는대로 할것이다.
나 쓰러지는 꼴 보고싶지 않으면 이 밥 먹고 짐싸서 나가라고 했더니
 
 
먹던밥 내려놓고 밍기적 밍기적 짐을싸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머리아파서 한숨 더 잤습니다.
일어나보니 신랑은 없었고요. 시댁에 간다라는 카톡하나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기다릴테니 마음 꼭 돌려달라는 내용도 있었고..
 
 
 
저는 그러고 또 잉여스러운 주말을 보냈습니다.
 
 
시댁에서는 어머님이 간단하게 무슨일있냐며 문자보내셨는데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알아서 하겠죠..
 
어머님 문자 받는데 워낙 좋으신 분이라 눈물날뻔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으셔봤자 결국엔 남편편을 들겠죠.
그냥 그런생각이 문득 드니 또 씁쓸했습니다.
 
 
제가 몸이 안좋은건 사실이지만 
다른날에는 활발하고 다양한 일상을 즐기면서 살았는데
지난 주말은 누워서 자고, 티비보고,자고,티비보고, 먹고 자고,티비보고 보냈네요. 
 
 
 
많은분들이 회사를 엎고,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그런 사이다같은
방법을 말씀해주셨는데
 
제 건강과 제 성격으로는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건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비참하지만 신랑을 아직 사랑하기도 하고요.
 
 
이 글을쓰면서도 좋았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가서 눈물이 나지만
갑자기 당한 배신에 제 사랑이 너무 아프지만
아닌건 아니기에 천천히 마음정리를 해보려 합니다.
 
 
당분간은 그냥 주말처럼
잠자고, 티비보고, 잠자고 이런 무의미한 일상을 보낼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는 다시 건강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해볼거고 적응이 되고
몸도 더 건강해지면 그때서 신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려합니다.
 
이럴때 휴직인게 다행이네요 ,ㅋ,,
 
 
폭풍같았는데
그래서 크게 요동칠줄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조용하게 파도가 밀려왔다 나간기분이라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도 헷갈립니다.
 
 
더 시원하고 통쾌한 후기 기다리셨을 분들에겐 죄송한 말씀드리며
오늘 저녁에 비온다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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