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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_결혼&이별_이혼썰

예비 시댁 친척, 친정 친척 똑같이 인사하러 간다고 욕먹은 썰...

by 썰푼공돌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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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예비시댁이랑 똑같이 인사다니면 안돼요?

반반입니다.
제가 4살 어리고, 월급은 남친이 달에 고정급은 80 정도 더,
그러나 남친은 상여나 떡값 같은 거 없는 회사라
실제 연봉은 비슷하거나 경우에 따라 제가 더 많습니다.

내년 3월 결혼 예정이고 최근 양가 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상견례도 마쳤습니다. 그때까진 별 문제 없었습니다.
예비 시어머니 1남 7녀, 시아버지 3남 2녀 입니다.
우리 엄마 3남 1녀, 우리 아빠 2남 입니다.

저저번주 주말에 필리핀에 살고 계신 예비 시이모님 한분이 입국하시고 자가격리 끝나서 만날 수 있다며
아마 내년 저희 결혼 할 때는 못올 거 같다 하셔서 인사하러 오라는 전화를 전날 받았습니다.
그래서 남친이랑 상의해서 점심에 이모님 뵙고 저녁에는 제 삼촌댁에 가서 저녁 먹기로 했습니다.
일식집 하십니다. 오마카세 하는 다찌랑 룸도 겸하는 식당입니다.
괜히 말걸고 안할테니 와서 데이트 하라고 몇번 말씀하셨어요.

다음날 이모님 커피 좋아하신다고 해서 고급 드립커피 원두에,
수제 쿠키가게에서 커피랑 어울릴만한 디저트도 사고
한국 계시는 동안 시어머니랑 이용하시라고 마사지권을 들고 갔습니다.
제가 에스테틱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합니다.
그치만 무료도 아니고.. 직원가로 사서 가져다 드렸어요.
밖에서 밥 먹고(밥 남친이 계산) 예비 시댁 가서 제가 가져온 커피와 쿠키로 후식 하는데
제가 저녁에 삼촌 드리려고 수제 쿠키 한 세트를 더 산 걸 보고 시어머니가 누구 꺼냐 물으셨습니다.
오늘 저녁에 삼촌이 밥 사준신다 하여 답례차 샀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시이모님은 셰프 멋있다며~ 말씀 이어가셨는데 시어머니 표정 급격히 안좋아지시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전화가 왔는데 어른이랑 약속 잡은 날에 이후 스케쥴 잡는 거 아니라는 훈계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운하시다니 죄송하지만 저희 둘 다 직장인이고 시간은 주말 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내년 결혼까지 인사드릴 분들도 많으니 당분간은 하루 스케쥴 2개씩 잡히더라도 양해 바란다고 좋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렇게 바쁠게 뭐가 있냐, 이모들이야 이번엔 한명만 봤지만 다음엔 몇명씩 뭉쳐 보면 될 일이다. 하시기에
시아버님 형제 분들도 인사드려야 한다고 하셨고(다 자영업에 지방이라 명절에도 잘 못 모이신대요.)
그 사이사이 드레스 셀렉, 스튜디오 촬영, 가전, 집도 보러다녀야 하고
저희 외가, 친가 어른들도 인사 다녀야 하는데
지키지도 못할 약속 드리는 건 더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거길 왜가?"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거기라뇨? 했더니 제 외가 친가를 왜 가냐하시더라구요.
기가 찼지만 웃으면서
남친 외가 친가도 인사드리고 있으니까요^^ 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 서울, 친가 외가 모두 아무리 멀어도 경기북부입니다. 저희가 청하면 얼마든지 근처까지 와서 만나주실 분들이구요.
물론 예비 시어머니께서 제 친척어른들의 거주지를 모두 알진 못하십니다만, 그게 대순가요.. 저는 순천까지 가게 생겼는데.

그러자 칼 같아서 아주 좋~~~~~겠다.
하시고 전화 끊어버리시더라구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남친한테 말했더니 신경쓰지 말아라 외아들 장가 보낸다니 서운하셔서 그러시는 거 같다. 자기가 중간역할 잘 하겠다 해서 더 뭐라하진 않았습니다.

그 후로는 양가 집안 어른들 뵐 일은 없었고 가전이랑 스튜디오 촬영 2주 전이라 머리하러 가는 스케쥴만 있었어요.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겠기에 어제 집에서 늘어져 있는데 예비 시어머니께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다다음주에 시외할머니 뵈러 인천에 가자구요.
그래서 몇시에 갈까 여쭸더니
왜? 또 약속 앞뒤로 잡으려고?? 라고... 하...
저도 제가 유순한 성격이었으면 참 좋겠는데 그러질 못해서
그 말에 오빠랑 상의해 보구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젠지 모르겠더라구요.
이렇게 되면 결혼하고 명절에 친정도 못갈거 같은 느낌이라..ㅡㅡ

다른때도 아니고 예비 부부 바쁜거 정도는 어른들이 이해해 주셔야 하는 부분 아닌가요?
게다가 저희가 보자고 하시는거 안된다 한 적도 없고
그냥 한 날에 스케쥴이 여러개일 뿐인데
이게 이렇게 제가 구박받고 어른이 이겨먹으려 드셔야 하는 부분인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참고로 뒤에 약속 늦을까봐 동동거리며 먼저 약속에 집중 못한 적도 단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시댁만큼 처가댁 어른들 뵈러 다니면 안되는 거고
바빠 죽겠는데 하루에 한개씩만 스케쥴 잡아야 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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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후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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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우선 파혼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본글로 고구마를 드렸던 것 같은데 결론은 탈출했네요.

당시에는 결혼을 꼭 해야하는데~ 시어머니가 이상해 어떡하지? 발동동.. 하는 마음이 아니라

도대체 저 경우 없는 어른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지. 라는 전투의지에서 쓴 글이었어요.

그런데 댓글들 보고 알겠더라구요. 더러우면 피해야지 뛰어들게 아니라는 걸요.

 

암튼 글 쓰고, 댓글 달리는 거 보고 나서 전 남친한테 연락했어요.

어머니 또 나한테 전화했고, 또 약속 이중으로 잡으려고 하냐고 비아냥거리셨다고.

앞으로 모든 연락과 소통은 남친보고 중간에서 받아 전달하라고 했는데

그놈의 우리 엄마가 성격이 급해서 그런다. 내가 전화 한 번 울려서 안 받으면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온 동네방네 다 전화하고 그런다.

평생을 그런 사람한테 어떻게 단번에 바뀌라고 하냐. 엄마한테도 시간을 줘라.

본인 대학 합격 발표 날도 내가 전화 한통 안 받았다고 담임에, 대학에까지 전화한 사람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도 엄마는 못 말린다.”

 

이때 정말 머리가 차갑게 식더라구요.

갑자기 머릿속에 모든 부유물들이 깔끔히 가라앉고 맑아지는 느낌이랄까요.

화도 안 나길래 차분하게 말했어요.

오빠가 오빠 엄마 못 말리면, 난 남편도 못 말리는 시어머니를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 거지?

그랬더니 아무 대답도 안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그 길로 전 남친과 관련된 모든 인맥의 번호를 차단시켰어요.

예비 시댁 될뻔한 끔직한 번호는 당연한거고 커플 여행 같이 가느라 번호 받았던 지인들까지.

 

그리고 우선 월요일에 퇴근하려는데

제 차 앞에 전남친 버티고 서 있더라구요.

그래서 할 얘기 있으면 다른데서 하자.  바쁘다. 하고

쳐다도 안보고 그냥 퇴근했어요. 그리고 남친만 차단 풀고 톡 하나 남겼어요.

내일 몇시에 어디서 보자고. 그리고 바로 다시 차단.

 

다음날 퇴근하고 제가 한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아직 도착 안 했더라구요.

그래서 차한잔 시키고 카페 의자에 거의 파묻혀 있었는데

.. 원래 약속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고 나타난 전 남친이

아침에 쭈글이 같던 태도와는 다르게 겁나 전투태세로 와 앉더니

엄마한테 들었다면서 제가 버릇없이 말 대답 한 거 엄마가 이번 한번만 용서해준댔는데

본인은 제가 자기 엄마한테 제대로 사과하는걸 봐야 결혼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대요?

그래서 내가 사과 안하면? 이라고 했더니 결혼 못한대요.

그래서 알았어. 하고 일어났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깔끔하게 끝내줄 수가... 땡큐다 ㅅㄲ.

 

꼴에 자존심 부린다고 제가 일어서서 나가는데 쳐다도 안보더라구요.

전 그 길로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파혼한다고 말씀드렸고,

엄마는 집 계약하기 전에 파혼이라 다행이라고 되게 현실적인 말씀을 하셨고

아빠는 그래서 아홉수에 날짜 잡는 거 아니라고 했잖냐고 핀잔하셨는데

제가 파혼해서 속상하단 뉘앙스가 아니라 이상한 놈 만나 맘고생해서 속상하단 뜻이었어요.

 

그 뒤로 이틀 동안은 차단을 해놔서 그런지, 진짜 연락을 안 했던 건지 조용히 잘 살았어요.

일하는 틈틈이 식장, 스드메, 항공권 취소했어요.

그리고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잔여 연차 소진하라 그래서 집에서 쉬었어요.

근데 아버지 오시면 나가서 외식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집밥 먹자고 하시더라구요.

엄마는 외식인줄 알고 밥도 안했는데 왜 갑자기 그러냐 그래서 배달음식 시켰어요.

다 먹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집 앞에 전남친 와 있다대요...

그래서 이제 주말 저녁인데 나가다 기분 잡치기 싫어서 그냥 집에서 먹고 싶었다 하셨어요.

그리고 혹시 모르니 주말동안 웬만하면 나가지말고, 나갈거면 남동생 데리고 나가라 했어요.

전 당연히 혈육이 내가 왜 같이 다니냐 할 줄 알았는데 당연하다는 듯 알겠다더라구요.

 

근데 정말 토요일도, 일요일도 아파트 공동현관 앞이랑 차 근처에서 기다리더라구요.

괜히 불안하게 계속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아빠 대동하고 가까이 가니까

제가 아빠랑 오는 건 계획에 없었는지 우물쭈물 거리고 할 말도 똑바로 못 하길래

왜 자꾸 얼쩡거리냐 했더니 또 벙어리.. 진짜 원래 이렇게 음침하고 답답했나 싶었어요.

한 번 만 더 집이나 회사 근처에서 배회하는 거 보이면 스토킹으로 신고한댔더니

그제서야 잘못했다고 한번만 기회를 더 달라길래

신고한다고 나는 분명 말했다고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부터 안보이더라구요.

 

안전이별 한 거 겠죠? 사귀는 동안 폭력적인 성향은 안보이긴 했지만

하도 본색 숨기고 미친 짓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나오다 보니 완전히 맘 놓진 않았어요.

아침에 출근 할 때는 아버지가 저 주차장 차에 타는거 까지 바래다주시고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는 주차장에서 대학생인 남동생이랑 엄마 만나서 올라와요.

아버지 집에 계시면 아버지가 내려오시구요.

 

맘 같아선 차단 풀고 예비 시댁 될 뻔 한 그 집 아줌마 얘기 들어보고 싶긴한데

들어봤자 제 기분이 나아질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뒀습니다.

아직 서로 오고간 거 없어서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쓴소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헤쳐나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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