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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_결혼&이별_이혼썰

헬게이트에 선 친구.. 후기와 5년 후 이야기..

by 썰푼공돌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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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reatime.tistory.com/139

 

하지말아야 할 결혼을 하려는 친구 말리는 썰..(헬게이트에 선 친구)

원제목 : 헬게이트에 선 내 친구..어떻게 뜯어말리죠? 안녕하세요. 저는 33살 결혼한지 이제 두달된 새댁입니다. 제 친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 친구는 저와 15년지기 단짝친구에요. 여자들

boreatime.tistory.com

안녕하세요.

이제 제법 날씨가 선선합니다. 가을이 오나 봅니다.

 

후기....라고 할꺼까진 없고.

그래도 제가 예전에 쓴 글에 정말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마음아파해 주셨는데,

그래서 저도 어마어마하게 위로를 받았었는데

그 뒷얘기를 해 드리는것이 예의지 싶어서 글 씁니다.

 

.

.

친구는 한달넘게 연락이 없었고.

저는 그저 애가타고 마음이 아팠고.

어쩌다가 만난 다른 친구들과의 자리에서도 그 친구가 온다고하면 괜히 마음이 그래서 제가 먼저 빠지거나 안나갔고.

남편은 절 안아주기도 했고

"애인 잃은거보다 더 상심이 커 보이십니다. 마눌님~"하면서 놀리기도 했고.

 

그러다가 광복절 전날. 한창 여름휴가시즌 이었지요.

 

남편과 둘이서 바람쐬러 가까운 계곡 다녀온 날, 늙은 몸 이끌고 올만에 한 물놀이에 완전 지쳐서 집에 뻗어 있는데

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린 전화였는데 오히려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군요.

친구 전화를 받으니 차분하고 좀 쌀쌀맞은 목소리로 술한잔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물놀이좀 했다고 피곤한게 대수냐. 내 친구가 날 찾는데.

부리나케 화장하고 나갔습니다.

 

오랫만에 본 친구는... 맘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씨커멓게 보였습니다.

꼬치구이 하나 시켜놓고 마주 앉은 우리는.

말한마디 못하고 있었고.

소주 한잔 들이키고.

친구는 갑자기 끅끅 울더군요.

 

옆자리로 옮겨앉아서 한참 안아줬습니다.

제 어깨가 축축하게 젖을만큼. 한참을 한참을 울다가

좀 진정되었는지 한숨을 푹 쉬더니 친구가 하는말이.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

너무너무 보고싶었어. 하는데....

저도 그때 눈물이 왈칵 나더라구요.

 

그렇게 또 둘이 손잡고 끅끅 울었습니다.

 

그리고 좀 진정되고 얘기 들었습니다.

 

친구 집은 예상대로 전쟁이었다더군요.

엄마와 아빠는 친구를 때리기도 하고, 소리지르고 욕하기도 하고, 손잡고 달래기도 하고, 아프시다고 끙끙 앓기도 하고.

부모님 그러시는거 보니 아..내가 지금 뭔짓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 미칠꺼 같더래요.

그래서 오빠한테 안되겠다. 헤어지자고 했답니다.

오빠도 처음에는 그래. 내가 못나서 미안하다. 헤어지자고 했는데.

그러고 일주일쯤 지나서 오빠가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오드랍니다.

친구한테는 "나 도저히 너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내가 못나서 결혼은 꿈도 못꿨는데, 너가 있어서 내가 이제 살아갈 목표가 생겼는데. 너가 사라지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니."라며 애걸복걸했고.

오빠는 친구집에 나름대로 지극정성을 다 했대요.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간추려 얘기하자면

오빠가 한달내내 매일같이 집으로 꾸역꾸역 찾아오면서

오면 인사만 꾸벅하고 과일박스 놓고가고, 책 놓고가고, 꽃도 놓고가고, 미역이나 북어말린거 이런것도 놓고가고...ㅎㅎ

문 안열어주면 집앞에다가 놓고서 가고.

 

친구 어머니가 치를떨며 싫어하셨다는데

아버지는 불러와라 얘기라도 해보자 해서 얘기했답니다.

어머니가 집에서 밥차려주기도 싫다. 꼴도 보기 싫다해서

밖에서 아버지랑 친구랑 오빠랑 세명이서 저녁을 먹었대요.

그러고 있다보니 어머니도 궁금은 하셨는지 뒤늦게 오시더랍니다.

어쨌든 오빠 얘기는 이거였습니다.

얼마나 제가 보기싫고 맘에 안차실지 안다.

제가 이러이러한 상황에 있고,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

해결중이고 노력하고 있다.

빚도 올해 천만원 가까이 갚아나가고 있고, 이자를 줄이기 위해 뭐뭐했다.

가진것이 없어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해야 겠지만

울집이 주택인데 따로 작은별채가 있다.

별채에서 시작하면서 최대한 친구가 신경쓰이지 않게 하겠다.

동생은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준것만으로도 장하고 고맙다.

동생은 자기 어머니가 가져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기타 등등....

자기 입장에서 최대한 할수 있는 것을 어필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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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히려 어머니 아버지는 더 펄펄 뛰었답니다.

저런놈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그냥 집에서 나가라고.

 

 

그리고 친구는 정말로 집에서 나왔습니다.

오빠가 자기집에 그렇게 해주는것, 그 심약한 사람이 그리 해준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빠로서는 할수있는것을 다 해준 셈이니 이제는 자기가 오빠편이 되어주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나왔는데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외롭더래요.

그래서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

 

여기까지가 그동안의 얘기구요.

 

내일. 친구는 웨딩촬영을 합니다.

돈을 아끼려고 셀프촬영을 하는데,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배시시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너가 어떤마음으로 날 말렸는지 알아. 나라도 아마 그랬을꺼야.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뜯어 말렸겠지?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거니까 내가 어떻게 살아가든 절대로 널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을께.

진짜 약속할께."

 

저 눈물을 머금고 친구의 앞날을 축복해주기로 했습니다.

 

부디 친구 인생이 뻔한 삼류스토리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박한것에도 행복할 수 있는 이쁜 인생이 되기를...

친구 결혼식날 친구 부모님이 못이기는척 와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속시원한 후기를 기대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이런 후기여서 죄송스럽네요.

그렇지만 힘든 출발인줄 알면서도 웃으면서 시작하는 친구에게

모진 질타보다는 축복해줘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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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5년 후 이야기

5년전에 갑갑한 마음에 글을 썼었습니다.

사건에 따라 3화까지 글썼었고...

지난 5년간 현실은 그 어떤 드라마, 영화보다 가혹했어요.

그리고 둘이 헤어졌어요.

후기 딱 한마디만 쓸께요.

절대 부모님 가슴에 대못치는 결혼 하지마세요.

다 잃어요...

당신이 누군가를 고쳐쓸수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엄청난 오산이고 자만입니다.

남보다 당신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세요.

친구는 남편하고 헤어진지 좀 되었는데...저한테도 연락안해요.

연말에 문득 친구생각이 나서 씁쓸해하다가

옛날 판에 글 쓴 생각이 나서 와보았습니다.

꼭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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