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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안바꾼다고 구질구질하다는 남친 썰.. 후기..

by 썰푼공돌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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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reatime.tistory.com/160

 

핸드폰 안바꾼다고 구질구질하다는 남친 썰..

원제목 : 핸드폰도 안 바꾸는 내가 구질구질하다는 남친.. 저는 올해 23살입니다. 4년제 대학교 막학기 다니고 있구요 뭐든지 평범한 여자 사람입니다. 그런 저에게 1년 만난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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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처음엔 놀랐어요.
걱정 많이 해주시고, 여러가지 조언, 그리고 조금 속상했지만 비판해주신 분들의 댓글 전부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어제 추추가 글까지 작성하고 난 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후기라면 후기겠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단 헤어졌습니다.

어제 추추가 글까지 올리고 나서 복잡하고 속상한 마음에 일찍 씻고 잠을 청했습니다. 원래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눈 뜨고 있는게 힘들어서 잠을 청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래서 8시도 안 되는, 초저녁 시간부터 잠을 자고, 오늘 아침 학교를 가기 위해 9시쯤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니 남친한테 전화 3통, 카톡 몇개가 남겨져 있더라구요. 카톡 내용은 뭐 전화 왜 안 받냐, 뭐하냐, 자냐? 정도.
그걸 보고있자니 아침부터 전화해서 이러저러 해서 잤다~ 왜 그랬냐면~. 이런식으로 남친한테 설명하고 있을 제 모습이 훤히 보여서 그냥 무시하고 씻고, 학교로 갔습니다.

원래 오늘 저는 학교 가는 날, 남친은 공강인 날인데 수업 마치고 과실로 가니 남친이 있더라구요. 수업 중간에는 일부러 스스로 신경쓰일 것 같아서 핸드폰 꺼뒀었는데, 만나러 오겠다고 연락했었더라구요. 과실이고 과씨씨라 보는 눈도 많고 해서 일단 데리고 나와 학교 앞 카페로 갔습니다.

가는 길 내내 아무말 안 하고 있으니, 남친도 아무 말 안하더라구요.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숨막히는게 뭔지 알겠더라구요.

카페에 도착해서 대충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앉자마자 남친이 아직도 삐져있냐?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뭐랄까요...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상처와 고민들이 별 것도 아닌걸로 고작 삐진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 숨이 턱 막혔습니다. 울컥해서요.

제가 삐진 것처럼 보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삐진게 아니면 뭐녜요. 고작 핸드폰 가지고 뭐라 잔소리 좀 했더니 그걸 왜 못 받아들이고 삐지녜요. 그 순간부터 마음이 촥 가라앉고 냉정해지더라구요. 아. 이건 아니구나. 이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빠가 말하는 그 고작 핸드폰 정도로 나는 많은 상처를 받았다. 구질구질하다는 말이 오빠 입에서 나왔을 때, 나는 바보같이 그게 잘못된건지도 모르고 전부 내 잘못인냥 굴었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오빠 말대로 그깟 핸드폰, 고작 핸드폰이 뭐라고 하나밖에 없는 여자친구를 뒤떨어지고 구질구질한 사람으로 만드느냐고, 그게 그렇게 보기 싫었으면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했냐고, 사주고싶은 마음은 안 들었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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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오빠가 사준다고 했다면 당연히 거절했을거다, 나한테는 지금 핸드폰이 필요한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핸드폰이 몇 만원 하는 것도 아니고 백만원 돈 들어가는 고가품인데 그걸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그렇게 보기 싫고 궁상맞아 보였으면 같이 핸드폰 보러 갈까? 라고 다정하게 말만 했어도 이렇게 까지 상황은 오지 않았을 거라고. 그리고 말했습니다. 날 구질구질한 헌신짝 취급하는 남자랑은 더이상 사귀고 싶지 않다고, 헤어지자구요.

저 긴 말들을 할 동안에는 무표정으로 이쪽만 보고 있다가 헤어지자고 하니 갑자기 화들짝 놀랍니다. 갑자기 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녜요. 갑자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싸우고 난 뒤, 지금까지 난 많은 생각을 했고 내 결정에 후회할 것 같지 않다고 확실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손 붙잡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참.. 아직도 그 말들을 생각하면 기가 차고 어이가 없습니다.

처음엔 그냥 단순하게 핸드폰이 많이 낡았다고 생각 했답니다. 옷이나 신발, 가방은 괜찮으면서 왜 핸드폰은 그 모양인지 신경쓰였답니다. 그런게 신경쓰이다 보니까 자기는 장난식으로 툭툭 말을 던졌던거고, 그게 쌓이다보니 핸드폰 가지고 구질구질하다는 망언을 하게 됐답니다. 그리고 자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안 형편이 괜찮은 제가 돈을 좀 썼으면 싶었답니다. 그냥 저한테 쓰든 남한테 쓰든 돈을 좀 쓰는 사람이였으면 했대요.

저 돈 안 쓰지 않습니다. 다만 형편에 맞게 쓰는거죠. 부모님께서도 항상 말씀해주신게, 불필요 하거나 쓰고 후회할 곳에는 돈 쓰는게 아니다. 다만 네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하지 말라, 라고요. 남친한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친이 친구랑 놀러가고 싶은데 돈이 다 떨어졌다고 하면 많이는 못줘도 오만원은 주고 오빠가 먹고 마신 값은 해라 라고 했었고, 오빠에게 쓴 돈은 지금껏 단 한번도 아깝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저 얘기를 하면서 말했습니다. 오빠는 내가 길거리에서 돈 뿌려야 만족할거냐고, 그게 멋져보이고 내가 그렇게 돈을 펑펑 씀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거라면 오빠는 진짜 또라이라고. 나 더이상 또라이랑 같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계속 붙잡으면서 일단 잘못했으니까 화 풀고 다시 얘기하자고 하길래... 욱 하는 마음에, 그냥 지갑에 있던 지폐, 오빠 손에 쥐어줬습니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돈지랄이라고 말하면서요. 돈 쥐어주니까 조용해지는게 웃기면서도 화나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더라구요.

그 상태로 지금 집에 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 내내 전화 오길래 번호 차단하고 카톡도 차단했어요.

내일 같은 수업 있어서 학교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지만 그냥 가려구요. 그 사람때문에 제 수업, 학점, 그리고 비싼 수업료. 망치고 싶지 않아요..



일단 여기까지가 오늘의 일입니다.
많이 답답하시죠?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확실한 끝을 낸 것 같아서 어제보다는 마음이 한결 편안합니다.

이제 솔로네요!
저에게 맞는, 분수를 잘 알고, 정직하고 꾸밈없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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