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목 : 9년간 뒷바라지 해줬더니 동기랑 바람난 남자...
안녕하세요 지방에 거주중인 29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한달전 결혼까지 준비하고 있던 9년된 남친과 전화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9년동안 군대도 기다려주고 공부에 뜻이 없던 애를 온갖 정보 긁어모아 자격증도 따게 하고 번듯한 직장 합격하도록 뒷바라지 해주었죠.
그동안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트비용이나 운전하는 것도 제가 대부분 자처하며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어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컸고 미래를 함께할거란 믿음이 있었기에 함께 노력했죠.
그 맘 쯤 본격적으로 결혼얘기가 나왔어요. 저는 연고도 없었지만 그 아이가 있던 지역으로 이직을 결정했고, 이직후 6개월 교육기간동안 함께 살며 신혼처럼 지냈었죠. 저도 교육받느라 많이 바빴지만 요리를 못하는 제가 매일 저녁 밥을 차려주고 그와 마주앉아 일상을 얘기하면서 그와의 미래가 더 선명해지고 확신을 갖게 되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나봐요.
전날까지도 사랑한다며 평소와 같이 연락하던 그가 갑자기 저와 이제 하고 싶은게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그렇게 9년의 연애가 1시간의 통화로 종료되었습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주변사람들은 다들 바람이라고 말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주말까지도 저와 같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런 파렴치한 짓을 저지를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9년동안 한결같은 연애를 하고 있던 사신을 주위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탓하며 2주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뒤 이직한 지역으로 혼자 살집을 구하러 내려갔어요. 그러지 않으려 했지만 9년의 연애의 종결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나봐요. 저도 모르게 그 아이의 집 쪽으로 운전대를 돌리고 있었어요. 마침 집에서 나오더라구요. 연애 당시 제가 사주고 코디해준 옷 그대로 자기 차에 올라타더라구요.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홀린듯이 따라갔어요. 아니나 다를까.. 웬 여자를 차에 태우더군요...
친구들이 모두 다 여자 때문일거라고 쓰레기라고 욕해도 정말 여자는 아닐거라 믿어왔는데.. 순간 배신감이 치밀어 오르며 차에서 뛰어내려 길을 가로막고는 누구냐고 물어봤습니다. 걔는 처음에 당황하더니, 곧 아주 당당한 표정으로 여자친구라고 소개하더라구요. 헤어진지 2주만에...? 기가 찼습니다. 그제서야 그 여자의 얼굴이 보이더군요. 충격적이게도 주기적으로 갖던 동기모임에 항상 껴있던 여자 동기였어요..
그 동안의 퍼즐이 모두 끼워 맞춰지는 기분이 듦녀서 그 동안 얘가 했던 이해되지 않던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부터 동기모임 다녀오면 연인사이 헤어지면 커플통장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헤어진 후 언제부터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게 좋은건지 이런 대화들을 나눴다고 했었고 제 의견은 어떤 것 같냐며 물어봤습니다. 저희 둘은 평상시에도 별의 별 주제의 대화가 난무했기에 아무런 의심조차 하지 않았었죠. 뒷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같이사는 동안 그런 질문들 했던거냐 물었더니 절 떠본게 맞다고 당당히 말하더라구요..
아무렇지 않게 제 앞에서 바람난동기 이름을 말하며 동기끼리 선물주고 받기를 했을때도 바람난 동기가 준 선물을 가져왔었고, 그 수면양말을 제가 너무 편해서 즐겨신어서 "ㅇㅇ친궁게 내가 잘신고 있다고 너무 고맙다고 전해줘"이랬던 저는 뭘까요? 천변ㅇ르 데이트 하며 걸을 때 인산도 안하고 지나치는 그 여자를 보며 "근데 왜 인사안해?"했을때 "여자친구랑 있어서 좀 그랬나봐~"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던 그 애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울먹이며 반년전 그럼 결혼은 왜 더 빨리 하자고 한거냐고 그랬더니 자기 마음을 다잡고 싶어서였대요.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그 여자를 낀 동기모임을 매번 가졌더라구요. 동기모임이 있다가도 취소된 날은 그 여자가 갑작스럽게 빠지게 되어 못 만났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 애는 끝까지 자기는 노력했다 변명뿐이더라구요.
와... 전부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사람한테 이렇게 배신을 당하다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제 자신이 무너져 내렸어요. 심장이 찢기는 고통을 떠나 당장 어디가서 자살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더라구요. 본인은 반년간 저를 위한 노력을 했다 자기합리화하며 환승하고, 9년 사귄 여친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없이... 노력? 그쵸, 노력이었겠죠. 우리 관계를 위한 노력이 아닌 본인이 어떻게 하면 쓰레기가 되지 않을지 고민하며 반년을 노력해놓고 그렇게 바람이 나놓고 참 바람을 고급지게도 표현했죠?
항상 저한테 사회생활 조언을 해줄때 겸손한 척 해야한다며 나 자신을 낮춰야하고 본인의 본모습을 거짓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꾸민모습이 본모습인거 처럼 해야한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전 그게 사회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했었고... 하지만 걘 입만 산 파렴치한 인간일 뿐이었어요. 맨날 집에와선 다들 날 좋게봐줘~ 내가 또 그런건 잘하잖아~ 이러던 미친놈이 아직도 어른거리네요.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을 9년동안 믿어줬다는게 정말 끔찍하고 소름끼쳐 미칠지경이에요.
그 자식이나 9년만난 여자친구 있는거 알면서도 건드린 여자나.. 그냥 그 자식이 늘 말했던 "지인생 지가 조진다"처럼 둘이 이루어지길 바라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글
많은 응원과 격려 정말 감사합니다.
한동안 심리상담도 받아보고 바쁘게 사람들 만나며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했는데도 채워지지 ㅇ낳는 공허함과 배신감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판에 글썻는데 많은 분들이 ㄱ오감해주시고 같이 욕해주시고 또 따끔한 충고도 해주신 댓글 다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원래의 제 모습으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됐어요.
많은 분들이 봐주신 덕분에 헤어진지 한달만에 그 ㅅㄲ한테도 연락이 오더라구요. 참 뻔뻔하게 사과 한마디없이 글 삭제해달라구요.
끝까지 자기변명뿐인 메세지를 보며 소중한 20대를 통째로 날려버린것 같은 마음에, 그런 사람 뭘믿고 9년이나 정을 주었는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되었어요.
전남친이랑 바람핀 여자분도 본인은 오래사구니 여자친구 있는지 몰랐다고 피해자라고 말하고 다닌다던데... 본인도 5년여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 안되었다죠? 뻔히 동거까지 하고있던거 다 아셨으면서 그런 거짓말 하지마시던가 부끄러운짓인거 아시면 인생 똑바로 사세요.
이렇게 글쓰고 주변사람들에게 연락 많이 받으니까 이제 속이 좀 후련하네요.
이제 두분 갈길가시고 저랑은 두번다시 엮일 일없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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